식자재 유통시장이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자재 시장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침투율)이 낮은 점에 주목한 신규 사업자의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30일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62조원으로 추정된다. 식자재 시장 규모는 2015년 37조원에 불과했으나 2020년 55조원을 넘어서는 등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년에는 64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자재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한 건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등 대기업 계열 단체급식 업체다. 이들은 2010년대에 접어들어 식자재 사업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식자재 시장에서 대기업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본다. 나머지 대부분은 지역 기반 영세 도매상 등이 차지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2009년부터 식품 대리점과 급식업체, 일반 식당, 호텔 등을 대상으로 식자재 공급을 시작했다. 지난해 CJ프레시웨이 매출 3조742억원 중 식자재 유통에서 나온 금액만 2조2858억원(74.4%)에 이른다.

단체급식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웰스토리도 2020년대 들어 식자재 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2021년 프랜차이즈 고객사에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360 솔루션’을 론칭한 뒤 관련 매출이 크게 늘었다. 고객사는 3년간 연평균 35% 증가해 지난해 7000개를 넘어섰다.

대기업이 그동안 손길을 뻗지 않던 식자재마트 사업에도 진출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사조그룹은 지난 6월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로부터 푸디스트를 2520억원에 인수했다. 푸디스트는 식자재 마트업계 1위인 ‘식자재왕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매출(1조291억원)의 75%가량이 식자재 유통에서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식자재 유통에서 대기업 비중이 40%에 달한다”며 “식품 안전과 위생 등 측면에서 식자재 시장을 선진화하려면 대기업 참여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