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4200억 있어요"…대박난 회사 '깜짝 발표'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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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보고 놀란 가슴…11번가·G마켓으로 옮겨간 이유
대형 이커머스로 소비자 몰려
재무제표까지 들여다 보는 소비자들
자체적으로 정산 주기 당기고
재무 건전성 내세우며 마케팅
대형 이커머스로 소비자 몰려
재무제표까지 들여다 보는 소비자들
자체적으로 정산 주기 당기고
재무 건전성 내세우며 마케팅

이처럼 이커머스 소비자들 사이에서 업체를 선택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재무제표를 미리 확인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재정 건전성이 탄탄한지 체크하기 위해서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를 계기로 구매자들이 안전한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비교적 재무 건전성이 탄탄한 편으로 알려진 쿠팡이나 무신사 등으로의 쏠림 현상도 나타난다. 이들 플랫폼 업체가 재무 건전성을 적극 알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쿠팡은 2분기 실적 발표 때 “2분기 쿠팡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3600만달러(약 7조5867억원)로 지난해 말(52억4300만 달러) 대비 증가했고, 전체 현금 잔액(제한된 현금 포함)은 58억달러 규모로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충분히 많은 현금을 보유한 만큼 판매자 정산이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없다는 것을 내세운 것이다.
판매자들은 물론 소비자들까지 대금 정산주기를 확인하기 시작하면서 자체적으로 정산 주기를 앞당기고 이를 마케팅 요소로 홍보하는 업체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우리는 티메프와 다르다’며 재무 건전성과 빠른 정산 등을 강조하며 안심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11번가는 상품이 배송완료 된 다음날 정산금의 70%를 우선 지급하는 '안심정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배송이 1~2일 걸린다고 가정하면 안심정산 서비스를 이용하는 판매자들은 판매 대금의 70%를 소비자 결제가 이뤄진 후 2~3일 이내에 받는다. 나머지 금액 30%는 기존 정산 시점(결제 10일 후)에 지급된다.

반면 재무 안전성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불거질 경우 이를 빠르게 진화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편하기도 한다. 생활·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국내 중개 판매 입점사업자에게 대금을 매일 정산하는 시스템을 9월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유동성 위기설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이를 잠재우기 위해 정산 시스템을 개편한 것이다.
앞서 지난 2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컬리와 오늘의집 사용자는 조심하라’는 취지의 메신저 갈무리 글이 빠르게 퍼졌다. 이 글에는 자금 유동성 위기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판매자는 물론이거니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건전성 이슈가 불거지면 커뮤니티 등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관련 내용이 퍼져나가는 상황이라 선제적으로 나서 재무 상황을 알리고 정산 주기를 줄여 마케팅과 홍보에 활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