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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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회사와 B회사

A회사는 이직 없는 회사로 주변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신입사원이 입사 1년 이내 대부분 이직을 하는데, 이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얼굴 표정이 밝고 열정이 느껴진다.
회사는 정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정문 보안실의 담당자가 밖에 나와 한 명 한 명 응대한다. 신분과 방문 목적을 확인하고, 응접실로 모신 후 그 자리에서 담당 부서의 직원에게 연락을 취한다. 담당 부서의 직원이 고객을 모셔가는 시스템이다. 보안실 응접실은 항상 음료가 준비되어 있고 무엇보다 청결하다. 정문에서 사무실 가는 길이 잘 정돈돼 있다. 사무실에 들어 서면 첫 인상이 활력에 차 있다. 어수선함이 없고 표정에서 지루함이나 지겨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자리에 앉아 일을 처리하는 직원, 팀장에게 보고를 하는 직원 모두에게서 여유로움 속 열정과 만족함이 엿보인다.

B회사는 회사 전체에 정적이 흐른다. 정문을 두드리면 담당자가 창문을 열고 어디서 왔느냐 묻는다. 방문 목적을 이야기하면, 저 건물로 가라고 한다. 건물은 보안 장치로 닫혀 있다. 인터폰을 눌러도 응답이 없다. 문이 열리고 직원이 나오는데 문 안으로 들어가도 왜 왔느냐 묻지를 않는다. 사무실 안에 들어갔지만, 아무도 응대하는 사람이 없다. 맨 앞의 직원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누구를 만나러 왔다고 하니, 오른쪽 끝으로 가라고 한다. 사무실은 조용하다. PC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표정에 긴장감이나 뭔가 성취하겠다는 느낌이 없다. 모두가 무기력감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이다. 담당자를 만났으나 회의실 안내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자리 옆에 보조 의자를 주면서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한다. 명함 교환도 물 한잔 권하지도 않는다. 원하는 사항을 듣더니 알았다고 한다. 언제까지 어떻게 연락을 하겠다는 말이 없다. 묻고 싶었지만, 이런 회사와 일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며,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확신이 든다. 점심시간 10분 전 임에도 사무실 직원들이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난다. 담당하는 직원도 빨리 가라는 표정이다.

조직문화가 나쁜 회사들의 특징

조직문화가 좋은 기업들을 방문하면, 직원들의 표정이 밝고 활기가 넘친다. 언행에 자신감이 있고 결론이 분명하다.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할 수 없음을 말하며 양해를 구한다. 자신이 담당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말 한마디에 열정이 담겨있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며 주장은 간결하면서도 논리가 강하다. 자리를 권하고 자료를 가져와 설명하는 모습 등 상대에 대한 배려가 언행에서 돋보인다. 주어진 시간 내 최선을 다하고 마무리 배웅까지 깔끔하다는 인상을 준다.

반면, B회사처럼 무기력하고 시간만 축내는 듯 ‘했다주의’가 팽배한 회사를 살피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독자생존의 상황에서 NO.1이 되겠다는 비전도 될 수 있다는 열정도 없다
2 프로답게 준비하고 실행해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과를 낸다는 생각이 없다
3 도전하다 실패한 경우, 타 부서의 업무를 지원하다 실패한 경우에도 강한 책임이 따른다
4 잘한 일에 대해서는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하고, 실패한 일은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5 책임 전가의 문화가 형성돼 실패가 예상되는 일은 무조건 피하려고 한다
6 내 것에 대해 간섭하지 말라고 하고, 남의 일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7 추진력, 응집력이 약하다. (과거에는 계획 20% 실행 80%의 문화였다면, 지금은 계획 80% 실행 20%의 문화이다)
8 위급하고 긴급한 상황에서 합심을 해도 부족한데 조직 이기가 심해 하려고 하지 않는다
9 위사람에게는 할 말을 못하면서, 아랫사람에게는 소리치며 야단친다
10 직원들에게서 꿈과 열정이 느껴지지 않고, 이 또한 지나간다는 생각이 강하다

10개의 항목으로 소속 회사의 전 구성원 설문을 하면, 긍정응답율이 어느 정도 될 것인가?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4가지 제언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부서는 두가지를 고민한다. 회사 차원의 조직문화를 가져갈 것인가? 구성원 입장을 대변하는 조직문화를 가져갈 것인가? 조직문화가 어느 순간 만변통치약이 되었다. 문제가 발생하면 조직문화가 잘못되었다고 한다. 조직문화팀이 많은 문제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과 처리 방안을 만들어 해결한다. 1인이 운영하는 조그만 식당에서 20가지 이상의 메뉴를 제공하는 곳과 단 한 가지 메뉴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에서 식사를 하겠는가? 조직문화팀에서 담당하는 일의 범주가 너무 폭넓으면 곤란하다. 조직문화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한다.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가져가기 위해

첫째, 조직과 구성원을 한 방향 정렬하도록 가치 체계를 만들어 내재화하고 체질화 해야 한다.
둘째, 현장 완결형 조직문화 구축이다. 전사 조직이 갖고 있는 병폐에 대한 진단, 피드백, 이슈 선정, 1년간 추진해 해결 등의 프로세스에 조직문화팀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셋째, 협업과 소통 문화 정착이다. 협업과 소통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만들어 추진하는 것이다. 관리자 및 경영자 교육과 월 간담회, 사례 전파, 칭찬 나누기, 소 영웅 만들기, 주니어 보드 등 다양한 방안으로 협업과 소통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넷째, 생산성 향상이다. 워라밸, 유연 근무 형태, 일하는 방식의 전환, 회의 문화, 5S 활동 등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회사 맞춤형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가는 것이다.

바람직한 조직문화는 혼자 할 수 없다. CEO와 전 임직원이 한 마음이 되어 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전사 적극적 참여가 될 수 있도록 방향과 방안이 명확해야 한다. 조직장의 솔선수범을 통한 모범을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직문화팀은 시혜성 조직이 아니다. 전사 관점에서 방향을 정하고 진단을 통해 피드백을 해주는 전략조직이 돼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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