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가스 장비社 진솔루션 "AI 탑재 차세대 제품 개발"
반도체 웨이퍼로 만드는 메모리 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LCD(액정표시장치) 공정에는 다양한 가스가 필요하다. 기판 세정, 박막 증착, 식각 등 미세 공정에는 실란(SiH4), 염소(CL2), 질소 등 100여 종류의 특수 가스가 쓰인다. 이때 필요한 게 특수가스 공급 장비다. 독성과 폭발성, 부식성이 있는 가스가 누출되면 인체와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진솔루션은 가스를 안전하게 공급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첨단 가스 공급 장비 전문 제조업체다. 주력 제품은 가스 캐비닛(가스공급 장비)과 가스 분배 장비(VMB), 가스 모듈 등이다. 대당 수천만원의 고가 장비다. 가스 공급 장비의 상태를 통제실이나 사무실에서 실시간 확인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모니터링시스템(GMS), 가스 공급 장비와 공정 장비를 연결하는 설비 시공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준연 진솔루션 대표(사진)는 지난달 30일 “국내외에서 제조 현장의 안전성 기준이 높아지고 있어 가스 누출 차단, 제어 기능을 갖춘 가스 공급 장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진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 현재 수주 상황으로 볼 때 올해 목표인 35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김 대표는 예상하고 있다.

진솔루션의 주요 국내 고객사는 LG이노텍 삼성SDI SK스페셜티 주성엔지니어링 등이다. 일본 반도체 장비회사 도쿄일렉트론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인도,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장비회사와 태양광 회사들도 진솔루션의 제품을 쓰고 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과 홍채 인식, 지진 감지 대응 등 첨단 기능을 갖춘 차세대 가스 공급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며 “내년쯤 개발을 완료해 국내외 주요 고객사를 상대로 판로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계 반도체 장비회사에서 근무하던 김 대표는 가스 공급 장비 분야의 베테랑으로 통한다. 30년 전 일본 출장을 갔다가 당시 국내에는 제조사가 없던 가스 공급 장치의 가능성을 확신한 뒤 외환위기 때 동업으로 회사를 설립했다가 2009년 독립했다.

진솔루션의 정관은 가족과 친인척 입사를 원천 배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능력 있는 직원에게 ‘나도 대표가 될 수 있다’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차근차근 회사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