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사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모바일 커머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TV 방송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인 모바일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홈쇼핑 GS샵은 앱을 대규모로 개편했다고 1일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AI가 선보이는 개인 맞춤형 앱 구성이다. 이용자가 상세 설명을 오랫동안 본 상품, 장바구니에 담아두거나 구매한 상품, 즐겨 찾는 매장 등을 분석해 앱 전체 영역 가운데 50%를 맞춤형으로 보여준다. 예컨대 최근 원피스를 검색해본 이용자에겐 신상품 소개 영역에 패션 카테고리를 노출하는 식이다.

AI가 제작한 숏폼 영상(15~60초짜리 짧은 콘텐츠)과 광고 문구는 앱 메인 화면 최상단에 배치한다. 이 밖에도 메인 화면 상품의 80% 이상을 AI가 선택하도록 했다. TV 방송을 모바일 앱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기존 TV 홈쇼핑(라이브), 데이터 홈쇼핑(마이 숍), 라이브커머스(샤피라이브) 구분을 없앤 것도 특징이다. 각각의 채널명으로 구분하던 것을 ‘라이브’로 단일화하고 이미지 영역에 AI가 제작한 숏폼 영상이 재생되도록 바꿨다.

현대홈쇼핑도 지난달 29일 공식 온라인몰인 현대H몰 앱을 재단장했다. 리뉴얼을 통해 상품 소개 숏폼을 전면에 배치했다. 앱 화면 하단에 숏폼 서비스로 연결되는 ‘숏딜’ 버튼을 신설해 명품·뷰티·식품 카테고리 상품에 관한 짧은 영상을 보여준다.

이때 TV 홈쇼핑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 중 시청률이 높은 구간을 분석해 숏폼으로 자동 제작하는 AI 시스템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1분 이내 영상을 매주 최대 100개씩 생성할 수 있다.

홈쇼핑사들이 AI를 활용해 모바일 커머스 고도화에 나선 이유는 정체된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려는 의도에서다. GS샵 관계자는 “지난 7월 개편 전후를 비교하는 테스트 결과 AI 추천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이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숏폼을 통해 상품을 노출하면 이미지·텍스트로만 소개할 때보다 주문 금액이 최대 3배 높았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업계 최초로 모바일 앱을 출시한 GS샵은 지난해 모바일에서 나온 매출이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