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석을 앞두고 협력 업체에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원자재 대금 결제, 상여금 지급 등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협력사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두 그룹은 납품 대금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2주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삼성은 8700억원 규모 납품 대금을 추석 연휴 이전에 조기 지급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웰스토리, 제일기획 등 12개 관계사가 참여한다.

현대차그룹도 연휴 시작 전 납품 대금 2조3843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000여 개 협력사가 대상이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행 철학’에 따라 협력사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는 방식으로 납품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납품 대금 주기는 기존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렸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사에서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상생을 강조해왔다.

협력사의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하는 상생·물대 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펀드 규모는 2010년 2조3000억원으로 시작해 현재 3조4000억원으로 커졌다. 2015년부터는 협력사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3274건을 진행했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명절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납품 대금을 선지급했다. 올해 설에도 2조1447억원을 조기 집행했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앞당겨 주도록 유도하는 등 수혜 대상을 늘려 조기 지급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국내 농수산물 소비 증진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추석 연휴를 맞아 250억원 상당의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하는 등 국산 농수산물 소비 촉진에 나선다. 삼성은 임직원 대상 ‘추석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어 관계사 자매마을 특산품, 중소기업 생산 제품 등을 판매한다.

박의명/김진원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