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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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비중이 높은 ‘가성비’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고물가와 배달비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맘스터치·맘스터치피자앤치킨은 올해 8월까지 폐업 신고한 점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75% 늘었고 수제버거 브랜드 프랭크버거는 지난해보다 130% 증가한 30곳이 문을 닫았다. 저가형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성비' 프랜차이즈의 눈물…배달비 직격탄

가성비 프랜차이즈 음식점 폐점 급증

1일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지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점포는 2491곳으로, 전년 동기(2645곳) 대비 5.82% 줄었다. 일반 식당과 프랜차이즈 식당을 합친 전체 패스트푸드 식당 감소율(3.65%)보다 더 가파른 추세다. 고물가 장기화 속 배달 수수료까지 오르자 경영난에 직면한 음식점들의 폐업이 더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9일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3%포인트 인상했다. 배민은 중개 수수료를 올리는 대신 최대 3300원이던 업주 부담 배달비를 2900원으로 내리기로 했지만, 외식업주들은 ‘남는 게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배달비 인하보다 중개 수수료율 인상 폭이 더 커 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치킨·피자 프랜차이즈점을 운영하는 40대 박모 씨는 “1만9000원짜리 메뉴를 하나 팔면 배달 중개 수수료와 라이더 비용으로 5800원 정도 떼인다”며 “여기에 재료비 50~55%를 빼면 남는 건 3000원 남짓”이라고 말했다.

배달 매출 비중이 높은 저가형 프랜차이즈들이 받는 부담은 더 큰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맘스터치·맘스터치피자앤치킨의 올해 1~8월 사업자 폐업 신고 점포(매장 양수양도 불포함)는 27곳으로, 전년 같은 기간(16곳) 대비 68.75% 늘었다. 맘스터치의 평균 배달 매출 비중은 40%에 달한다. ‘착한 가격’을 내세운 햄버거 프랜차이즈 프랭크버거는 같은 기간 30곳이 폐업해 전년(13곳)에 비해 130.77% 늘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객단가가 낮은 저가형 프랜차이즈는 박리다매식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배달 단건에 적용되는 수수료 인상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배달료, 음식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

장사를 접으려고 매장을 내놓은 사례도 적지 않다. 온라인 점포 직거래 플랫폼 ‘아싸 점포거래소’에 따르면 1일 기준 전국에서 피자나라치킨공주 점포 64개가 매물로 나온 상태다. 전국 매장 559개 중 11.45%가 손바뀜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매장 양도조차 쉽지 않자 일부 가맹점주는 권리금을 포기한 채 양수자를 찾고 있다.

배달료 인상과 맞물려 음식 가격 인상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지난달 28일부터 배달앱에서 주문하는 두 마리 세트 가격을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8.6% 인상하며 “배달앱 수수료 가중에 따라 가맹점의 손익 구조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현실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배달앱에 한해 판매가를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KFC, 파파이스 등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에 따라 배달 메뉴는 매장보다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앱 이중 가격제가 확산하면 소비자가 배달 주문을 줄여 자영업자가 다시 타격을 받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