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전날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의 공중 유도 폭탄으로 6명이 숨지고 97명이 다쳤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있는 비행장이 자국 도시 공격에 사용되고 있어 타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제공받은 무기를 우크라이나 영토와 국경 방어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한다.

한편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우리 영토를 두고 협상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와의 영토 교환 협상은 없을 것이란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1일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와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 주지사 알렉산드르 보고마스는 “아군이 브랸스크 지역에서 대규모 무인기(UAV) 공격을 격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정유공장 인근에서도 우크라이나 드론이 격추됐다고 당국은 전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수도 모스크바 등 자국 내 15개 지역을 공격하려던 우크라이나 드론 158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 과정에서 일부 격추된 드론이 모스크바 정유공장으로 추락하며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번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전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