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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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방파제’로 불리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의 내년도 운용 규모가 올해 대비 64조원 넘게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정부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 가치 급등)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구조적으로 손실이 나는 운용 구조인 외평기금을 대폭 줄이기로 한 결과다. 외평기금 수지를 개선해 ‘세수 펑크’로 악화한 재정 상황을 일정 부분 개선하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외평기금 운용액의 급변동이 외환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상시 대응 실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68개 기금 운용 계획을 의결했고, 2일 국회에 제출한다. 내년 총기금 운용 규모는 960조5169억원으로 올해(1023조2933억원) 대비 6.1%(62조7764억원) 감소한다. 감소폭이 가장 큰 것은 외평기금이다. 외평기금은 올해 205조1201억원에서 내년 140조2894억원으로 64조8307억원 줄어든다.

기재부는 외평기금을 ‘기금의 저수지’로 불리는 공공자금관리자금(공자기금)과 한국은행에서 원화를 가져와 조성한다. 통상 만기 10년으로 원화를 장기 차입해 단기 달러 자산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라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재부는 공자기금에서 끌어오는 예수금을 올해 55조원에서 내년 38조원으로, 한은 예치금 회수액은 125조원에서 78조원으로 줄여 외평기금을 64조원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비정상적으로 운용되던 외평기금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며 “원화 예수금이 줄어도 외환시장 대응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