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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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은 이승택(29)이 2017년 KPGA 투어 티업·지스윙 메가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기록한 12언더파 60타다. 장타를 앞세운 화끈한 '닥공 골프'의 결과였다. 체중 100㎏에 육박하는 큰 몸집과 저돌적인 몰아치기를 선보인 이승택은 '불곰'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첫 승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우승 앞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만 3차례 했다.

이승택이 마침내 생애 첫 승을 따냈다. 그는 1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KPGA 투어에서 꼭 112경기 만에 이룬 첫 우승으로, 렉서스 마스터즈가 올해 신설된 대회라 이승택은 초대 챔피언의 영광도 누리게 됐다.

이날 강윤석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승택은 1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또다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3번 홀(파5) 버디로 만회한 이승택은 4번 홀(파3)에서 2.5m 버디를 잡아내며 불씨를 되살렸다. 8번 홀까지 1타를 잃은 강윤석과 6번 홀까지 2타를 줄인 김우현, 10번 홀까지 4타를 줄인 허인회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오른 이승택은 9번(파5), 10번 홀(파4)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로 뛰쳐나갔다.

이승택은 13번 홀(파5), 14번 홀(파4) 연속 버디에 이어 15번 홀(파5)에서 이글로 4타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13∼15번 홀에서 이승택은 3개 홀 연속 이글 퍼트를 시도하는 진기한 모습을 연출했다.

13번 홀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3.5m 이글 찬스를 만들어냈다. 퍼트가 짧았지만 버디를 잡았고 14번 홀에서는 348야드 거리에서 티샷 한 번으로 그린에 볼을 올렸다. 8m 이글 퍼트는 빗나갔지만 가볍게 1타를 줄였다. 15번 홀에서는 5m가 채 되지 않은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

이승택은 이날 4개의 파 5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타를 줄이는 괴력을 뽐냈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이승택은 “아들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다음 대회부터 팬들께 불곰 이승택만의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