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제2의 HBM' 패권 경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산업리포트
eSSD 시장 급성장
삼성전자, 128TB 신제품 개발
'최고 용량' 11월 선보일 계획
SK하이닉스도 출시 앞당길 듯
키옥시아, 시설투자 재개 나서
eSSD 시장 급성장
삼성전자, 128TB 신제품 개발
'최고 용량' 11월 선보일 계획
SK하이닉스도 출시 앞당길 듯
키옥시아, 시설투자 재개 나서
최근 ‘제2의 고대역폭메모리(HBM)’라고 불릴 정도로 주목받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진검승부를 시작했다. SK하이닉스의 eSSD 전문 자회사 솔리다임이 64테라바이트(TB) 고용량 제품을 앞세워 다수의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자 삼성전자가 128TB 신제품 개발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
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용량 eSSD인 128TB 모델 ‘BM1743’을 오는 11월 선보일 방침이다. 출시 계획은 지난달 6~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연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4’에서 공개됐다. eSSD는 서버에 적용되는 데이터 저장장치로 낸드플래시가 주력 부품이고 D램과 컨트롤러도 들어간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eSSD는 없어선 안 될 핵심 반도체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7세대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BM1743을 만든다. QLC 낸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128TB eSSD의 핵심 성능인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초당 7.5GB, 3GB로 전 세대 제품 대비 두 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eSSD 시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건 AI 시대를 맞아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 기존 서버에선 데이터 저장장치로 주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썼다. 자기력이 있는 디스크를 활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기다. AI 시대가 오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최근 서버 기업들이 HDD를 SSD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HDD 대비 크기가 작고 전력을 적게 쓰면서 용량을 비교적 자유롭게 키우는 게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기업용 eSSD 시장 규모는 지난해 4분기 23억66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37억5810만달러로 62.9% 성장했다. 대용량 QLC 기반 eSSD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12개 분기 만에 순이익 흑자 전환(786억원)에 성공한 자회사 솔리다임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응할 계획이다. 128TB 출시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잡고 있지만 앞당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낸드플래시 업체의 SSD 투자를 위한 경쟁도 시작됐다.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가 10월 일본 도쿄증시 상장에 나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키옥시아홀딩스는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상장 목표 시점은 10월이다. 자금 조달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에선 “올해 일본 증시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키옥시아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5000억엔(약 13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키옥시아의 전신은 도시바 메모리(낸드플래시)사업부다. 경영난을 겪던 도시바는 2017년 메모리사업부 지분을 시장에 내놨다. 2018년 6월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컨소시엄’이 지분 49.9%를 가져갔다. 현재 컨소시엄 지분율은 56.24%로 확대됐다. 나머지는 도시바(40.64%)와 호야(3.13%)가 보유하고 있다.
키옥시아의 올 1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2.4%로 세계 3위다. 1, 2위인 삼성전자(36.7%), SK하이닉스(22.2%)와 격차가 크다.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기업을 추격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던 키옥시아는 3~4년 전부터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낸드플래시 업황이 꺾인 여파로 4조원 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해 상장 작업이 중단됐다. 올 들어 낸드플래시 시장이 살아난 덕에 상반기 흑자(1분기 439억엔, 2분기 1259억엔)를 내자 상장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키옥시아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시설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키옥시아는 최근 미에현 요카이치 공장과 이와테현 기타카미 공장의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6세대 구형 제품 중심인 생산 라인을 8·9세대 첨단 제품으로 전환하는 투자도 진행 중이다.
R&D에도 목돈이 들어갈 전망이다. 키옥시아는 AI 시대를 맞아 시장이 커지고 있는 eSSD에 대해선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키옥시아의 투자 재개로 제품 경쟁력이 올라가고 공급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용량 eSSD인 128TB 모델 ‘BM1743’을 오는 11월 선보일 방침이다. 출시 계획은 지난달 6~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연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4’에서 공개됐다. eSSD는 서버에 적용되는 데이터 저장장치로 낸드플래시가 주력 부품이고 D램과 컨트롤러도 들어간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eSSD는 없어선 안 될 핵심 반도체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7세대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BM1743을 만든다. QLC 낸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128TB eSSD의 핵심 성능인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초당 7.5GB, 3GB로 전 세대 제품 대비 두 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eSSD 시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건 AI 시대를 맞아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 기존 서버에선 데이터 저장장치로 주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썼다. 자기력이 있는 디스크를 활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기다. AI 시대가 오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최근 서버 기업들이 HDD를 SSD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HDD 대비 크기가 작고 전력을 적게 쓰면서 용량을 비교적 자유롭게 키우는 게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기업용 eSSD 시장 규모는 지난해 4분기 23억66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37억5810만달러로 62.9% 성장했다. 대용량 QLC 기반 eSSD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12개 분기 만에 순이익 흑자 전환(786억원)에 성공한 자회사 솔리다임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응할 계획이다. 128TB 출시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잡고 있지만 앞당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낸드플래시 업체의 SSD 투자를 위한 경쟁도 시작됐다.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가 10월 일본 도쿄증시 상장에 나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키옥시아홀딩스는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상장 목표 시점은 10월이다. 자금 조달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에선 “올해 일본 증시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키옥시아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5000억엔(약 13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키옥시아의 전신은 도시바 메모리(낸드플래시)사업부다. 경영난을 겪던 도시바는 2017년 메모리사업부 지분을 시장에 내놨다. 2018년 6월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컨소시엄’이 지분 49.9%를 가져갔다. 현재 컨소시엄 지분율은 56.24%로 확대됐다. 나머지는 도시바(40.64%)와 호야(3.13%)가 보유하고 있다.
키옥시아의 올 1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2.4%로 세계 3위다. 1, 2위인 삼성전자(36.7%), SK하이닉스(22.2%)와 격차가 크다.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기업을 추격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던 키옥시아는 3~4년 전부터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낸드플래시 업황이 꺾인 여파로 4조원 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해 상장 작업이 중단됐다. 올 들어 낸드플래시 시장이 살아난 덕에 상반기 흑자(1분기 439억엔, 2분기 1259억엔)를 내자 상장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키옥시아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시설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키옥시아는 최근 미에현 요카이치 공장과 이와테현 기타카미 공장의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6세대 구형 제품 중심인 생산 라인을 8·9세대 첨단 제품으로 전환하는 투자도 진행 중이다.
R&D에도 목돈이 들어갈 전망이다. 키옥시아는 AI 시대를 맞아 시장이 커지고 있는 eSSD에 대해선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키옥시아의 투자 재개로 제품 경쟁력이 올라가고 공급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