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품 될 판"…기상악화에 中 수요까지 천정부지 로부스타 원두[원자재 포커스]
커피 원두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커피믹스 등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터 원두 가격은 올 8월 말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러다 커피마저 사치품이 될 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기후 변화와 이상 기후로 로부스터 원두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데 커피에 새롭게 눈 뜬 중국인들의 선호도 증가로 수급불균형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치품 될 판"…기상악화에 中 수요까지 천정부지 로부스타 원두[원자재 포커스]
2일 투자 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로부스타 원두 가격은 톤당 4906달러로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량 뛰었다. 연초만 해도 300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원두 가격이 사싱 최고치로 폭등했다.
"사치품 될 판"…기상악화에 中 수요까지 천정부지 로부스타 원두[원자재 포커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르면 국내 커피 제품이나 커피 전문점의 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아니지만 커피 가공 업체들이 국제거래소를 통해 원두를 사들이면 제품까지 약 4~5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 들어 로부스타 원두 가격이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는 기상이변이 자리잡고 있다. 적도 부근 무역풍이 해수면 온도를 끌어올리는 엘리뇨 현상 때문이다. 베트남 중부 고원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계속되는 가뭄 탓에 커피 농가 40%가량이 물 부족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워치는 "올해 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기상악화로 커피 작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더위와 건조함 때문에 커피 작물이 피해를 입었고, 인도네시아에선 폭우 탓에 생산과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모두 로부스타 원두의 가장 큰 생산국이다.

마켓워치는 "엘니뇨 현상이 아라비카 커피보다 로부스타 커피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부스타 원두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는 중국이다. 차를 주로 마시던 중국인들이 커피에 눈을 뜬 영향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경제가 부진하고 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커피에 대한 수요는 이어져 로부스타 원두 가격 상승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