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단 2명'…레고가 공인한 김승유 작가의 도전 [원종환의 中企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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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레고공인작가 인터뷰
'만들기' 꿈꾸던 소년, 브릭 아티스트로 활동
화흥문·옥토끼 등 레고로 한국미(美) 빚어내
'만들기' 꿈꾸던 소년, 브릭 아티스트로 활동
화흥문·옥토끼 등 레고로 한국미(美) 빚어내
![사진=임대철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881556.1.jpg)
이 작품을 만든 레고공인작가(LCP) 김승유(38) 씨는 “올해 이곳으로 본사를 옮긴 레고코리아의 한국적인 색채를 트렌디하게 전하고 싶었다"며 "한 공간에서 한국의 사계절이 파노라마처럼 스치도록 해 재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지난해 레고그룹이 인정한 레고공인작가다. 레고공인작가는 현재 전 세계 13개국을 통틀어 23명뿐이다. 한국에선 김 작가를 포함해 총 2명이 활동하고 있다.
장래희망은 '만들기'…예술 소재로 레고의 매력에 빠져
‘만들기’. 어린 시절 김 작가의 장래희망란은 늘 이렇게 쓰여 있었다. 개인용 컴퓨터(PC)가 보편화되지 않던 90년대에 그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한 도구는 레고였다.김 작가는 “주마다 주제를 정해 레고로 창작물을 만들며 놀곤 했다”며 “동네 형이 만든 우주선을 보고 기가 죽어 울었던 경험이 레고와의 강렬했던 첫인상”이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사진=임대철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881576.1.jpg)
상명대에서 산업디자인학과를 전공한 그에게 레고는 작품을 표현하기 위한 소재기도 했다. 김 작가는 “레고는 컴퓨터로 작업한 결과를 현실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소재로 다가왔다"며 "작은 건축물이나 조형, 오브제 등을 만들며 레고 활동을 업(業)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레고를 전문으로 다루는 ‘브릭 아티스트’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5년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30대로 굳어지는 나이도 김 작가가 진로를 고민하도록 하는 데 한몫했다. 김 작가는 “브릭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도 본업인 가구 디자이너를 병행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승유 작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881584.1.jpg)
김 작가는 "이 작품이 주목받지 못하면 미련 없이 브릭 아티스트를 관두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쏟아냈다"며 "미국 시카고의 한 박물관에서 전시를 제안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전시회는 무산됐지만, 레고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화홍문·롯데타워 등 100여가지 작품 선보여
![사진=김승유 작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881593.1.jpg)
'도약'은 서울 신천동에 있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의 실제 비율을 최대한 유지하며 만든 작품이다. 김 작가는 "건축물의 조감도에 초점을 둔 작품"이라며 "수많은 레고 브릭을 탑처럼 쌓는 과정을 통해 높은 꿈을 향한 도약을 형상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레고코리아 본사에 전시한 ‘옥토끼’는 한국의 전통미(美)를 레고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김 작가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옥토끼가 떡방아 대신 브릭방아를 찧는다는 게 기획 의도"라며 "달빛을 머금은 브릭과 함께 레고의 무한한 상상력도 만들어진다는 걸 표현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승유 작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881634.1.jpg)
"끊임없는 창작욕, 레고로 빚어낼 것"
김 작가의 궁극적인 목표는 ‘레고만을 이용한 집 만들기’다. 그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레고로만 이뤄진 공간을 죽기 전에 만들고 싶다"며 "제가 죽더라도 많은 사람이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남길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그는 “레고는 동심의 세계와 작품을 즐기는 사람들을 잇는 타임머신 같은 존재"라며 "'원트(Want)의 어원을 따 만든 필명 반트(Vant)처럼 끊임없이 상상하고 바라는 것들을 고민하며 작품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