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을 마친 후 여야 의원들과 악수하기 위해 본회의장을 도는 가운데,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국회방송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을 마친 후 여야 의원들과 악수하기 위해 본회의장을 도는 가운데,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국회방송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열리는 제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나서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맞다"고 개원식 불참 배경을 밝혔다. 이어 "대통령을 불러다 피켓 시위를 하고 망신 주기를 하겠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각종 쟁점 법안과 탄핵안, 특검법 등을 강행 처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가서 연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살인자' 발언에 대해 "망언을 서슴지 않고 사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대통령실이 '망신 주기'를 언급한 데는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보여준 '노룩 악수'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풀이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31일 윤 대통령은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국회 시정 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했는데, 이 연설 전후로 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尹 국회 개원식 불참…과거 野 '망신 주기' 어땠길래
관례로 대통령 시정연설 때 국회의원 전원이 기립해 대통령을 맞이한다. 그리고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과 악수하면서 입장하곤 했다. 그런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악수를 청한 윤 대통령을 쳐다보지도 않거나 마지못해 악수하는가 하면, "그만 두시라"는 말도 했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을 아예 쳐다보지 않고 앞만 바라봤다. 홍정민, 이동주 전 의원은 앉은 채로 윤 대통령과 악수했다.

강성희 전 진보당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이 연단에 서자 'D-160 반드시 무너뜨린다. 피눈물 난다! 서민 부채 감면!',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고 본회의장을 나설 때도 따라가서 피켓을 드는 모습을 보였다.

시정 연설이 끝나고 윤 대통령은 의원석을 돌며 여야 의원들과 악수했는데, 앉아서 악수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그만두셔야죠. 시정연설 후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길래 이렇게 화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제22대 국회 개원식은 지난 7월 5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야당이 채상병특검법을 강행 처리하자 여당인 국민의힘이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도 개원식 불참을 요청했다. 이후에도 야당이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여는 등 여야 극한 대치 정국이 계속되며 개원식이 무기한 연기돼 오다, 22대 첫 정기회가 개막하는 2일에 개원식을 열기로 여야가 합의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