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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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헬스케어 앱을 통해 미국·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건강 관련 민감 정보가 중국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중 대립 격화 속에서 더 이상 경제와 안보를 분리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스마트폰에 탑재된 중국 헬스케어 앱의 빠른 성장을 주목했다. 알리바바그룹 헬스케어 자회사의 알리헬스 앱과 중국의 원격 의료 플랫폼인 핑안굿닥터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경우 스마트폰 이용자의 2명 중 1명꼴로 헬스케어 앱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인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분의 2 가량이 최근 1년 동안 헬스케어 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인 비즈니스오브앱스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헬스케어 앱 이용자 수가 3억1100만명을 돌파했다고 집계했다.

소비자들의 건강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일상적인 컨디션이나 수면, 운동, 산소포화도, 혈당, 심박수, 정신 건강, 질병 이력까지 부담없이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헬스케어 앱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는 “정신질환 등 민감한 건강 관련 정보까지 브로커를 통해 거래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헬스케어 앱의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다양한 위험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국가정보법으로 다양한 데이터에 대한 국가적 수집이 가능하다. 정부가 기업이나 개인에게 데이터 제공을 요구하면 거절할 수 없는 구조라서다. 하지만 중국인 데이터에 대해선 철저하게 국외 반출을 제한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유전체(게놈) 데이터가 국가의 장래까지 뒤흔들 수 있는 정보라고 입을 모은다. 니혼게이자이는 “인공지능(AI) 활용으로 게놈 등 방대한 데이터를 해석해 신약을 개발하는 시대가 왔다”며 “전 세계에서 인종 등 가장 폭넓은 집단의 게놈 데이터를 재빨리 획득한 국가가 국제 사회에서 패권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한 관료는 니혼게이자이에 “중국이 다양한 신약을 개발해 국제 사회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의한 적극적인 게놈 데이터 수집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은 이미 항암제나 항생물질 제조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좌우하는 의약품 시장에서도 선진국의 제약 대기업을 제치고 패권을 쥐게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