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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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인 직장인 김모 씨(31·남)는 최근 탈모 증상 완화 샴푸를 구매해 쓰기 시작했다. "탈모는 초반에 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변 또래들 얘기를 듣고 위기감을 느끼면서다. 이 씨는 “주변에 젊은 탈모인들이 많아진 것을 체감한다. 탈모 예방에 좋다고 하는 샴푸부터 오일 등 제품을 30만원어치 구매했다”고 말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탈모가 고민인 젊은층 중심으로 헤어케어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뷰티업계는 젊은층 사이 확산한 ‘스키니피케이션’ 트렌드에 맞춰 두피·헤어케어 상품군을 강화해가는 추세다. 스키니피케이션은 피부 관리에 돈을 과감하게 투자하듯 두피와 신체 피부를 관리하는 현상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를 보면 국내에서 탈모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9년 23만3628명에서 2022년 25만여명으로 4년 새 약 11% 늘었다. 지난해에는 24만7382명을 기록했다. 이 중 20~30대 젊은 탈모 환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이는 원형탈모증, 흉터탈모증 등 심각한 질환으로 보험 급여를 받은 환자만을 집계한 수치여서 실제 노화나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탈모 환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생활건강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구르트’의 탈모 기능성 샴푸와 린스 누적 판매량이 4000만병을 넘어섰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구르트’의 탈모 기능성 샴푸와 린스 누적 판매량이 4000만병을 넘어섰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이렇다 보니 탈모 증상을 개선해주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늘었다. LG생활건강은 2017년 3월 출시된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의 탈모 기능성 샴푸와 린스 누적 판매량이 4000만병을 넘어섰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분 단위로 환산하면 1분에 약 11병씩 팔린 셈. 회사 측은 “탈모 고민이 큰 남성은 물론 20~30대 젊은 소비자 등에게 맞춤 솔루션을 제시하며 6년 연속 탈모 기능성 샴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귀띔했다.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의 탈모 기능성 제품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관련 제품군 매출은 각각 직전년도 대비 273.7%, 73.2%, 8.1% 증가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소이액트(돌콩배아추출물), 가녹실(영지버섯추출물) 등 탈모 완화 기능성 비고시 원료도 지속해서 개발 및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 화장품 유통채널도 탈모 완화를 비롯한 헤어 및 두피 케어 제품군을 적극적으로 들여오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헤어용품 중 ‘스페셜 케어’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었다. CJ올리브영은 최근 젊은층 사이 품절 대란 일으킨 두피 건강 브랜드 네쉬의 제품을 입점시켰다. 네쉬에 따르면 자사 대표 제품인 ‘석류 바이옴 샴푸’는 지난해 화장품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앱) ‘화해’에서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샴푸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탈모 케어 브랜드 ‘려’의 브랜드 모델 배우 고윤정.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의 탈모 케어 브랜드 ‘려’의 브랜드 모델 배우 고윤정.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발표한 ‘탈모 화장품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탈모 완화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약 10.2% 성장해 오는 2025년 499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30대 탈모인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젊은 배우를 모델로 기용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3월 아모레퍼시픽의 탈모 케어 브랜드 ‘려’는 젊은층 사이 인지도가 높은 배우 고윤정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선 탈모가 발현되지 않았더라도 예방 차원에서 관련 제품이나 의약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다양한 외부 환경적 요인에 따른 탈모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맞춰 화장품 업계에서도 차별화된 소재를 이용한 탈모 완화 제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