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원조 부촌’으로 알려진 서초구 방배동과 서초동 일대 노후 주거지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주택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방배동은 향후 1만 가구를 웃도는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다. 서초동에서는 신동아아파트가 철거 작업에 한창이고, 진흥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 서초·방배동 일대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원조 부촌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건축 급물살…'원조 부촌' 방배·서초의 변신

방배동에 1.2만가구 새 아파트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방배동에서는 13곳의 재건축·재개발·가로주택정비 등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만2000가구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도 네 곳이나 된다. 오래된 빌라와 다세대주택, 단독 주택 등의 이미지가 강하던 방배동이 고급 아파트 주거지로 변신하고 있는 셈이다.

방배5구역과 방배6구역, 방배삼익 등은 하반기 분양이 속속 이뤄질 전망이다. 방배5구역에 들어서는 ‘디에이치 방배’는 이미 입주자 모집에 들어갔다. 지난달 일반분양 1244가구 중 650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 5만8684명이 몰려 평균 90.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하 4층~지상 33층, 29개 동, 총 3064가구를 짓는다.

방배6구역에 들어서는 ‘래미안 원페를라’도 착공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상 최고 22층, 16개 동, 총 1097가구를 건립한다. 이 중 전용면적 59·84㎡ 465가구가 일반분양분으로 나온다. 입주는 2025년 11월 예정이다.

DL이앤씨는 방배삼익아파트 부지에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한 ‘아크로 리츠카운티’를 하반기 분양할 예정이다. 이곳에 지하 5층~지상 27층 높이의 아파트 8개 동, 707가구가 들어선다. 하반기 방배동에서만 5000가구에 가까운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얘기다.

방배13구역과 방배14구역은 재건축 막바지인 철거에 돌입했다. 이들 단지는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각각 ‘방배 포레스트자이’, ‘방배 르엘’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방배신동아는 관리처분인가를, 방배7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방배신동아는 포스코이앤씨가 ‘오티에르 방배’로 재건축한다. 방배7구역은 시공사 선정 단계에 있다.

서초동 용도 상향으로 재건축 탄력

재건축 사업 추진이 빠른 서초동은 방배동에 비해 남은 정비사업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른바 ‘독수리 5형제’로 불리며 서초동 노른자위 사업지 중 마지막으로 남은 신동아아파트는 철거 작업 마무리 단계여서 곧 착공을 앞두고 있다. DL이앤씨가 시공하는 이 단지는 ‘아크로 드 서초’로 이름이 정해졌다. 지하 4층~지상 39층 16개 동 1161가구 규모다.

강남역 인근에서는 용도지역 상향을 통한 재건축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초동 진흥아파트는 최근 최고 59층, 857가구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 여가, 쇼핑 등 강남 도심의 편의를 누릴 수 있는 ‘도심형 복합주거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준주거지로 용도지역 상향이 이뤄진 첫 단지다. 서초우성5차는 1998년 준공해 아직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남역과 가깝고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돼 있어 용도지역 상향을 통한 재건축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배·서초동 일대는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 환경이 뛰어나다. 방배동은 사당역, 이수역, 방배역 등을 이용하기 편하고 서초동은 강남역과 교대역, 신논현역, 양재역 등이 있다. 이들 지역이 재건축 사업으로 강남권 새 아파트 공급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파트 몸값도 강세다.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전용 59㎡가 최근 25억원에 손바뀜하는 등 시세가 3.3㎡당 1억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서초구 A공인 관계자는 “대규모 정비사업과 맞물려 방배·서초동 일대가 고급 주거지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