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국내 증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지만 3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 하향세 등이 부각되며 코스피지수가 지난 7월 고점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반도체, 화장품 등의 수출 실적이 꺾이는 것을 우려하기엔 이르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2800도 어려워" VS "2900 간다"…엇갈린 코스피 전망

평균 예상 등락폭 2542~2822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한국투자 키움 등 국내 주요 증권사 7곳이 예상한 9월 코스피지수의 예상 등락 폭은 평균 2542~2822 사이인 것으로 집계됐다. 9월 국내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7월 고점(2891.45, 7월 11일 종가)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증권사별 전망 차이가 두드러졌다. 삼성증권키움증권은 9월 코스피지수 상단을 각각 2900, 2880으로 제시했고 KB증권(2570~2780)과 대신증권(2550~2750), 한국투자증권(2600~2800) 등은 코스피지수가 이달 2800을 넘기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달 19일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3분기 국내 상장사 실적 추정치 하향, 경기침체 우려 재부각 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되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의 올 3분기와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월 대비 각각 1.9%, 0.9% 하향 조정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침체 가능성은 낮지만 투자자 마음 한편에는 ‘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며 “통화 정책뿐 아니라 하반기 기업 실적이 견조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투자심리도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역사적으로 9월 증시가 약세를 기록해 왔다는 점도 악재다. 최근 10년(2014~2023년)간 코스피지수와 S&P500지수의 9월 평균 등락률은 각각 -1.31%, -0.56%였다.

반등 여지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반도체와 화장품, 음식료 등 국내 수출주 실적을 놓고 정점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사이클은 바닥에서 정점까지 올라가는 데 평균 30개월이 걸린다”며 “현재 바닥에서 16개월이 지난 시점인 만큼 수출 실적이 꺾인다는 우려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美 대선·FOMC 등 변동성 확대

전문가들은 침체 우려와 별개로 FOMC와 미국 대선 영향으로 9월 국내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배당, 금리 인하 수혜주를 중심으로 ‘방어적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이다.

금리 인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헬스케어·바이오주는 7~8월 세계 증시가 비틀거릴 때도 강세를 보였다. 높은 배당성향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주도 크게 올랐다. 7~8월 KRX 헬스케어지수는 23.66%, KRX 은행지수는 8.4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41% 하락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24차례 이뤄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와 증시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면 조선,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업종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3분기 실적이 양호하고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