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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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일 ‘긴축 재정’ 기조를 담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대적 ‘칼질’을 예고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사진)는 “배고플 때 밥을 먹어야지 허리띠를 더 졸라매면 큰 병이 생긴다”며 과감한 예산 편성을 위해 ‘대정부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여당은 ‘재정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본예산보다 3.2% 늘어난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서울·인천·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정부가 과감한 예산 편성을 통해 경제주체로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힘드니까 더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전망을 보면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이 훨씬 낮을 거라고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정부가 ‘균형 재정’ 얘기를 노래 부르다시피 하는데, 불경기엔 세수 확충 방안을 최대한 강구하고 서민에 대한 지원 재정 집행을 확대할 연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어려운 재정 국면에서 정부가 초부자 감세를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그는 “재정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서민에 대한 예산 지원은 대대적으로 줄이고 있다”며 “이런 문제들은 우리 중앙당에서 열심히 대정부 투쟁을 통해 시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진성준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금 경제가 어려운 핵심은 내수 부진 때문”이라며 “이(소비 활성화)를 위해 우리 당이 민생회복지원금도 제안했지만 정부는 아주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지역화폐 발행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질의에선 야당의 감세 공세와 정부의 방어가 이어졌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현장과 너무 동떨어진 상황 인식을 갖고 있다”며 “자영업자가 몇 명 폐업했는지 알고 있느냐”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따져 물었다.

한 총리는 “연례적으로 반복됐던 추경 편성과 추가 국채 발행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가용 재원을 적극 활용했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불요불급한 지출은 단호하게 줄이면서 경제 회복의 온기가 민생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