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으로 지난달 국내 최대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어컨 사용이 많았던 가정과 기업의 전기요금 부담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하루평균 최대 전력 수요는 작년 같은 기간(82.7GW)보다 6.1% 증가한 87.8GW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원전 4~5개 발전량을 1년 전보다 매일 추가로 썼다는 의미다. 최대 전력 수요는 하루 중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시간대에 필요한 전력량이다.

전력 수요가 늘어난 것은 찜통더위가 예년보다 오래 이어지면서 냉방용 전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폭염일수는 16일로, 2016년 16.6일에 이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달 열대야 일수는 11.3일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루 기준으로도 지난달 20일 전력 최대 수요가 97.1G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전력 최대 수요는 △지난달 5일 93.8GW △12일 94.5GW △13일 94.6GW △19일 95.6GW △20일 97.1GW 등으로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전기 사용량 중 가정용 전기와 상업용으로 구분되는 일반용 전기의 비중은 각각 20% 수준이다.

한전이 집계해 발표하는 8월의 정확한 전기 사용량은 오는 10월 발표된다. 다만 전기 사용량은 전력에 시간을 곱해 산출되기 때문에 평균 최대 전력 수요가 증가했다면 그만큼 전기 사용량도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전력업계는 지난달 주택과 상업시설의 전기요금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기 사용량이 5%가량 늘었다고 할 때 일부 주택용 전기 사용자의 요금은 누진제 영향으로 이보다 더 많이 오를 수 있어 체감 인상 폭은 더 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 누진제 구간에 새로 진입한 일부 전기 사용자의 전기요금 인상 폭은 늘어난 소비 전력에 비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해 ‘300㎾h 미만’ ‘300∼450㎾h’ ‘450㎾h 초과’ 등 3단계로 구간을 나눠 사용량이 많을수록 요금을 무겁게 매기는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