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인산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OCI는 이번 계약으로 국내 반도체 제조사 모두에 인산을 공급하는 국내 유일 업체가 됐다. 그동안 중국 업체로부터 인산을 들여온 SK하이닉스는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공급처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2일 OCI는 SK하이닉스의 품질 테스트를 거쳐 인산 제품 공급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에는 전북 군산 OCI공장에서 초도품 출하기념식도 열었다.

인산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로, 반도체 8대 공정 중 하나인 반도체 웨이퍼 식각 공정에 사용된다. 웨이퍼에 부식액을 넣어 불필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반도체 회로 패턴을 만드는 과정이다.

OCI는 2007년 반도체 인산 사업에 진출한 이후 현재 연간 2만5000t 규모의 반도체 인산을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등 국내 주요 반도체 회사에 반도체용 인산을 공급했지만 SK하이닉스만은 뚫지 못했다. 이번에 계약을 따내면서 모든 국내 반도체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게 됐다. 이로써 국내 인산 시장 점유율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인산 시장 1위 업체인 OCI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80%에 달한다.

SK하이닉스와의 첫 거래를 시작으로 추가적인 물량 공급이 이어질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반도체용 인산은 D램과 낸드플래시, 파운드리 등 모든 종류의 반도체에 사용되는 범용 소재여서 주문 물량이 충분히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OCI는 주문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단계적으로 인산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유신 OCI 대표는 “국내 점유율 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해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인산을 공급하게 돼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