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9월은 상승 전환의 분기점…시간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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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의 회복이 늦은데 수급상으로 보면 외인이 매도로 전환된 것이 결정적이다. 또한 외인이 올해 한국 시장에서 22조를 순매수했지만, 반대로 개인은 국내 주식 매도분의 상당 부분을 미국 증시로 이동시키면서 예전의 탄력이 희석되었다. 그럼에도 한국 기업들의 기업 이익 총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환율이 1300원대에서 안착할 것으로 전망되어서 외인은 한국 주식 시장에서 다시 순매수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금투세 도입이 정부 계획대로 연기된다면 새로운 랠리가 시작되어 미국과 유사하게 약간의 시간을 두고 강세장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김영민 토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
미국의 숨 고르기
8월은 미국 지수의 관점에서 보면 예상한 대로 전형적인 숨 고르기 장세였다. 지수는 10% 전후의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고 그 과정에서 빅테크의 조정과 소외된 S&P500 지수에 속한 나머지 493종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7개 종목으로 구성된 빅테크에 편중됐던 매수세가 나머지 종목으로 전환되면서 주식 시장의 불균형이 완화되었고, 이는 추가 상승을 위한 조건이다. 동시에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로 중소형주가 크게 상승했다. 여기에 기대가 컸던 엔비디아가 조정을 받으면서 오히려 다른 빅테크 주식들도 하락을 멈추며 꿈틀하고 있다.한국 IT 전력기기 조선의 큰 폭 조정
반면 한국 증시는 하락 폭의 반을 회복했지만,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었던 반도체 IT 전력기기 조선주의 하락 폭은 예상보다 컸다. 한국 증시 특유의 쏠림 현상으로 이들 업종의 상승이 매우 강했던 만큼 하락의 폭과 속도도 매우 컸기 때문이다. 이런 하락에 대한 반작용으로 밸류업 섹터인 금융과 신약 개발 및 제품 수출이 호조인 제약 바이오 업종이 크게 상승했지만, 오랫동안 소외되었던 중소형주의 상승은 금리 인하 지연으로 무산됐다. 그럼에도 증시의 최대 호재는 큰 폭의 하락과 이익 증가세이다. 이는 두 달째 조정 중인 주력 섹터에 해당한다. 바이오의 과매수와 높은 밸류에이션이 트리거가 되어 주력 섹터의 조정이 마무리되고 다시 상승하는 증시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되는 분기점은 여전히 2조 원 정도 매수 편향인 외인 선물 포지션이 청산되는 시점일 수 있다. 9월 중순 선물 옵션 만기일이 기점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처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필요한데 장기 순매수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일부 매도가 어느 정도 이루어져야 한다.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과도한 기대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엔비디아의 2분기(5월~7월) 실적은 예상 정도의 매출과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예상보다 큰 증가를 보이지 못했고,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3조 달러라는 큰 규모의 시총에 '엔비디아의 완벽함'이 미리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차세대 아키텍처인 블랙웰의 초기 생산 지연 및 불확실성이 공격적인 매출 전망을 어렵게 만들었는데 높은 효율의 블랙웰에 대한 선주문이 많아 내년 매출 증가율은 투자가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또한 빅테크의 매출 대비 자본 지출은 현재 역사적 최고치보다 낮은 수준인데다 내년에 최대 25%까지 자본 지출이 증가할 수 있어서(UBS 전망)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은 매우 큰 폭의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 이번 엔비디아의 하락 조정은 기다리던 조정을 맞이한 측면이 강하다. 3분기가 지나면서 낮아진 실적 기대감 대비 양호한 실적이 나온다면 AI 관련주의 재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은 시간이 필요하다.반도체주의 고점
미국 반도체 대표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22개월간 큰 폭으로 상승한 후 조정 중인데 추가 상승 여부와 고점 논란이 한창이다. 주요 쟁점은 지수가 정점을 찍을 때가 분기 매출액 증가율 고점일 때인가 아니면 분기 영업이익이 고점일 때 인가인데 상황에 따라 분석 결과가 조금 차이가 난다. 싸이클마다 성격이 다양하고 상승의 주요 동인이 수요 증가인가 공급 부족인가에 따라 다르다. 상승세의 강도와 지속 기간도 상이하다. 그런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과거 5차례(2006년~2007년, 2010년~2011년, 2014년~2015년, 2017년~2018년, 2020년~2021년) 반도체 업황 상승 싸이클과 주가 상승 국면을 비교해 보면 처음 네 차례 국면에서는 1차 고점 이후 전고점을 초과했고 마지막 5번째 국면에서만 전고점 근처까지 상승했지만 전고점을 돌파하지는 못했다. 특히 한국 반도체 주가는 다분히 분기 순익 고점 직전 3~5개월 전에 고점을 기록하곤 해서 분기 이익 흐름에 민감한 투자 속성을 보인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재상승 폭을 제한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SK하이닉스
이번 디램 싸이클의 확장 여부는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AI 가속기와 다른 빅테크 업체들이 생산하기 시작한 특정 용도의 AI 칩에 대한 수요 확장 여부이다. 확장 속도는 응용 기술의 상업화 진척도에 달렸는데 새로운 기술 혁신 시에는 대부분의 경우 적응 시간이 필요한 데 반해 AI 응용은 혁신 속도가 빠르고 광범위해서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듯하다. 최근 월마트의 매출 상승이 돋보였는데 이에 대해 월마트 더그 맥밀런 회장은 생성형 AI 기술 사용 사례가 광범위해서 거의 모든 비즈니스 부문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매출 증가로 이어졌으며 AI 애플리케이션을 전세계적으로 실험하고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모든 개인이 AI 비서를 두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런 맥락에서 하이닉스의 최신 HBM과 고성능 D램 출하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고 우려와 달리 이익 증가는 내년 상반기를 넘어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 놓아야 한다. AI 산업에 대한 그림을 중장기적으로 파악한다면 하이닉스의 고성능 메모리 비즈니스는 커머디티 특성에 더해 맞춤형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밸류업
9월 중에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지수를 공개하면 이와 연계된 ETF가 11월부터 출시될 것이다. 일본의 경우 밸류업 지수는 ROE가 8%를 넘고 PBR이 1배를 넘는 종목으로 정해서 자기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종목 위주로 선정을 했다. 한국은 여기에 주주환원율이 높은 기업을 추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일본의 경우 밸류업 지수 ETF의 실적이 연초 이후 닛케이 지수보다 낮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는 밸류업 지수 ETF가 설정되어 해당 지수 종목을 매수하는 시점에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왔고 이후 운용 실적이 저조해 밸류업 ETF의 설정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결국 밸류업은 장기 투자 대상이고 ETF 설정 전에 미리 상승할 수 있어서, 미리 매수한 후 11월 이후 매도하는 전략이 중기적으로 유효하다.배터리 친환경
해리스의 미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지구 온난화 가속화에 대해 실감하는 여름을 맞이하는 가운데 각국에서 배터리 과열로 인한 화재가 자주 발생해 단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의 캐즘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전기차는 친환경의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고 해리스의 당선은 전기차 구입에 대한 인센티브 지속으로 이어져서 캐즘을 조기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 의회에서 중국 전기차 산업 핵심 동력인 CATL을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장기간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아서 매우 젊은 주식으로 다시 태어난 상황이어서 기대가 된다. 풍력주와 태양광주도 이와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가능하다.제약 바이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제약사들이 중국 CDMO(위탁개발생산)에서 공급망을 이전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같은 큰 공급망 위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에스티팜과 같은 작은 공급망까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정장에서 가장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제약 바이오 업종 상승의 동력이 바로 글로벌 약품 공급망의 중장기적 변화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신약 개발이 잇따르고 있어서 현재 신약을 개발 중인 제약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별적으로 좋은 종목들이 교대로 올라가는 장세가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이미 적지 않게 올라서 종목에 따라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과매수 상태를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9월 주식 시장 전망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가 3%일 정도로 미국의 경기는 견조하다. 리쇼어링과 AI 인프라 관련 투자가 강한 가운데 소비도 비교적 견조해서 리세션 우려도 제한적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주택 모기지 금리 하락으로 주택 및 건설 경기가 회복되면서 부실 대출 문제도 동시에 완화될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의 금리 인하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잘 관리된다면 글로벌 제품 수요가 서서히 증가하고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져서 새로운 골디락스의 장세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2개월의 조정에 이어 적절한 숨 고르기가 진행된 후에는 강세장으로의 선순환이 전망된다.IT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의 회복이 늦은데 수급상으로 보면 외인이 매도로 전환된 것이 결정적이다. 또한 외인이 올해 한국 시장에서 22조를 순매수했지만, 반대로 개인은 국내 주식 매도분의 상당 부분을 미국 증시로 이동시키면서 예전의 탄력이 희석되었다. 그럼에도 한국 기업들의 기업 이익 총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환율이 1300원대에서 안착할 것으로 전망되어서 외인은 한국 주식 시장에서 다시 순매수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금투세 도입이 정부 계획대로 연기된다면 새로운 랠리가 시작되어 미국과 유사하게 약간의 시간을 두고 강세장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