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원유 생산 못한다" 선언…OPEC 증산에도 유가 소폭 상승[오늘의유가]
리비아 북동부 자카라 지역의 나푸라 유전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로이터
리비아 북동부 자카라 지역의 나푸라 유전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로이터
북아프리카 산유국 리비아에서 원유 생산 차질이 지속되면서 2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18% 상승한 배럴 당 73.68달러에 거래됐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0.77% 오른 77.5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WTI가 3.11%, 브렌트유가 1.89% 급락한 뒤 반등한 것이다.
리비아 "원유 생산 못한다" 선언…OPEC 증산에도 유가 소폭 상승[오늘의유가]
이날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 하루 생산량이 7만배럴에 달하는 동부 엘필 유전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NOC는 성명을 통해 "현재 멜리타의 원유 생산 상황 때문에 적재 작업을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엘필 유전은 NOC와 이탈리아 석유기업 에니의 합작사 멜리타가 운영하고 있다. 불가항력은 천재지변,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가 발생하는 경우를 뜻하는 용어다. 불가항력이 인정되면 계약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면할 수 있다.

리비아 유전은 현재 독립 정부가 구성된 서부와 동부 간 갈등으로 일부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서부 통합정부(GNU)가 석유, 정부 예산 등을 두고 정부에 맞선 사디크 알 카비르 리비아중앙은행(CBL) 총재를 모하메드 슈크리 후보로 교체하려 하자 동부 국가안정정부(GNS)는 이에 반발하며 동부 지역에 위치한 원유 생산 및 수출을 중단했다.

NOC에 따르면 동부 정부의 폐쇄조치로 지난달 30일까지 리비아 원유 생산량은 63% 감소했다. 다만 리비아 석유회사 아라비아걸프오일컴퍼니가 하루 12만배럴 생산을 재개하는 등 일부 생산량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비야른 쉴드롭 SEB 수석상품 분석가는 "현재 리비아의 석유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추가 공급 여지가 생길 수 있다"라며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리비아의 석유 생산은) 정상적이었기 때문에 생산 중단은 단기에 그칠 것이며 뉴스 흐름을 보면 생산 재개 신호가 주어졌다"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OPEC+이 생산량을 늘린다는 소식에 유가가 급락했지만 매도세가 지나쳐 유가가 반등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 그룹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공급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해 과잉 반응했고 이제 시장이 그 보고서를 현실적으로 보고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8개 OPEC+ 회원국은 2025년 말까지 다른 감산 조치를 유지하면서 오는 10월부터 220만 배럴 추가 감산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