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회복하나 했더니… 철광석 가격 다시 100달러 밑으로 [원자재 포커스]
중국 철강 시장 침체가 끝났다는 기대와 함께 최근 상승세를 탔던 철광석 가격이 다시 t(톤)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부정적인 제조업 지표와 중국 부동산 판매 수치가 철광석 가격을 끌어내렸다.

3일 싱가포르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철광석 선물 가격은 톤당 96.7달러에 마감해 전 거래일(8월 30일) 대비 4.24% 하락했다. 철광석 선물은 지난달 16일 92.01달러에서 30일 100.88달러까지 약 2주간 9.64% 오르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여름철 철강 시장 침체가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러운 신호에 따른 움직임이었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거래소 철광석 선물 가격(사진=싱가포르거래소 캡처)
싱가포르거래소 철광석 선물 가격(사진=싱가포르거래소 캡처)
하지만 이달 들어 철광석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100달러선이 깨졌다. 중국의 경기 둔화 신호가 감지된 영향이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보다 0.3 낮은 49.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시장 전망치인 49.5보다도 낮았다. 제조업 PMI는 5월부터 넉 달째 50을 하회하면서 경기수축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했지만, 지난 7월 발표된 2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전망치(5.1%)를 크게 밑돈 4.7%로 집계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침체 등을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9%에서 4.6%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6%에서 4%로 내렸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과 시장분석기관 CRIC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업체 매출은 전월 대비 약 10% 하락한 2512억위안이었다. 8월이 부동산업계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매출 감소 폭은 26.8%에 달해 부동산 침체를 나타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철강 수요가 대폭 줄어들었다. 공급은 넘쳐난다. 중국 45개 주요 항구에 저장된 수입 철광석 재고는 지난달 29일 기준 1억5370만t으로 일주일 사이에 2.3% 증가했다.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중국의 철강회사들은 휘청이고 있다. 중국 안강강철은 최근 8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며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한 철강 시장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철강협회는 지난주 베이징에서 중국의 주요 철강 생산업체를 소집해 18개 회사의 임원들이 모여 공급 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자율규제’를 약속했다.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무의미한 경쟁 ‘네이쥐안(內卷·involution)’을 피하자고 합의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