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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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주가가 꺾이고 주도주가 사라지면서 증시 내 순환매 현상이 점점 빠르고 강해지고 있다. 반도체에서 빠져나온 투자자금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그동안 소외돼 왔던 바이오와 인터넷, 2차전지 업종 등을 순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돌아가는 순환매 장세에선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만큼 방어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알테오젠은 1.09% 상승한 3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도 다시 되찾았다. 바이오 업종 외에도 그동안 소외받았던 업종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인터넷 업종이 대표적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도 꿈쩍않던 네이버 주가는 지난 8월 22~26일 3거래일 간 9% 급등했다.

지난 2일엔 화장품주가 폭등했다. 한국화장품제조는 21.57% 급등했다. 실리콘투도 6.09% 올랐다. 업황 피크아웃(고점 찍고 하락) 우려가 짙어지는 와중에 8월 화장품 수출액(8억5000만달러)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는 발표가 나온 덕분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에도 투자자금이 몰렸다. 유럽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3분기 실적이 2분기 대비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이 같은 빠른 순환매는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16일 이후 외국인은 금융(신한지주)과 제약·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유한양행), 2차전지(LG에너지솔루션), 전력(LS일렉트릭), 반도체(삼성전자) 등을 차례로 순매수했다. 2거래일 연속 같은 종목을 순매수한 날은 없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절대적인 순매수 금액은 많지 않지만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내 거래비중(28.2%)은 2월 이후 최고치"라며 "방향성을 설정하기 보다는 매매 회전율을 높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순환매되는 종목을 따라가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주도주가 흔들리는 가운데 순환매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이 같은 장세에선 통신이나 필수재, 금융 등을 중심으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