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엔 캐리' 불씨 남아 있다"…8월 폭락 전보다 신용잔고 많은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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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계절적으로 증시 유동성 위축되는 시기”
올해는 미국·일본 중앙은행 통화정책결정회의 이어져
바이오·에너지 단골 테마주 신용잔고 확대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9월 증시에 대한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계절적으로 증시의 유동성이 위축되는 시기라는 지적이다. 특히 코스피와 미국 S&P500 지수 모두 2021년부터 3년 연속 9월에 하락했다. 평균 낙폭도 6%대에 달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P500지수는 9월 법인세 납부로 인해 시중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유독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또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는 유대교 신년 기간인 로쉬 하샤로, 유대인 투자자들의 펀드 북클로징(결산)이 유동성 위축을 심화시킨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더 불안하다. 오는 18일(현지시간) 끝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가운데, 직후인 20일엔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 결정회의가 예정돼 있어서다.

이 연구원은 지난달 초의 폭락장이 재연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엔화 강세 압력이 확대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9월 후반부에는 증시 변동성에 대한 경계 심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신용잔고가 많은 종목이 위험할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해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돈을 빌려준 증권사가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반대매매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지난달 5일 직후인 6~7일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조3363억원 줄었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5일의 증시 폭락으로 인한 반대매매의 여파로 보인다.

추석 명절 이후 또 다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만큼 신용융자잔고가 큰 종목은 미리 알아두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융자잔고 금액이 증시 급락 전인 같은달 1일보다 많고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고 금액 비중이 6% 이상인 25개 종목을 추렸다. 감염병 확산, 국제유가 급등락 등의 이슈가 생겼을 때 기업 가치와 관계없이 매수세가 몰리며 급등하는 테마주 비중이 높았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추려진 종목 중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금액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랩지노믹스다. 신용잔고금액이 지난달 1일 167억5200만원에서 30일 250억4000만원으로 49.47% 늘었다. 진단키트 테마에 포함된 종목으로 코로나 재확산과 원숭이두창(엠폭스) 확산 이슈로 주가가 급등락한 여파다. 지난달 30일 종가는 3015원으로, 같은달 19일의 고점(5100원) 대비 40.88% 하락한 상태다. 또 다른 진단키트 종목인 휴마시스도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금액 비중이 8.49%로 추려진 종목 중 네 번째로 높았다. 한달동안 신용잔고 금액도 28.01% 늘었다.

화석 에너지원 관련 이슈가 생길 때마다 급등락세를 보이는 천연가스 유통업체 지에스이의 시총 대비 신용잔고 금액 비중은 9.81%로, 랩지노믹스의 뒤를 이었다. 8월초와 비교해 신용잔고 금액도 37.54% 늘었다. 동해 심해 가스전을 탐사·개발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감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의 급등락 영향으로 단기매매가 몰렸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에스이와 함께 국제유가가 급등락할 때마다 테마주로 등장하는 흥구석유와 한국석유의 시총 대비 신용잔고금액 비중이 각각 7.64%와 6.97%에 달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테마주인 화성밸브가 6.75%로 한국석유의 뒤를 이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