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예산이 내년에만 2조원 가까이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 내에 기초연금 지급액을 월 40만원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재정 부담은 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일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과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4조4000억원에서 내년엔 26조2000억원으로 1조8000억원가량 늘어난다. 국비 지급액 약 21조9000억원에 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하는 4조3000억원을 더한 수치다.

고령화로 수급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월 지급액도 매년 높아지면서 기초연금 지출은 급격히 늘고 있다. 2008년 6조9000억원 수준이던 기초연금 지출액은 17년 만에 네 배 가까이로 증가한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기초연금에 필요한 재정은 2030년 39조7000억원, 2050년 125조4000억원, 2070년 238조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연금과 달리 기초연금은 100% 세금으로 보전되고 있어 기초연금 예산 증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이 된다.

정부가 올해 월 33만4000원인 기초연금 지급액을 2027년까지 월 40만원으로 높이기로 하면서 기초연금의 지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4~2028년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국비 지급액 증가율은 연평균 6.6% 수준이다. 기초연금 인상이 본격화하면 증가율은 8%에 육박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정부 전체 총지출 증가율인 3.6%의 두 배가 넘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