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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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대형 마트가 싱글 남녀들 사이에서 '데이트 성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스페인에서 데이트 상대를 찾기 위해 대형 마트를 찾는 젊은 남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만남의 방식은 온라인 데이트 게임과 유사하다. 오후 7~8시 마트 체인점인 메르카도나에 모인 이들은 서로 탐색전을 벌이다, 와인 코너로 이동한다. 와인 코너로 이동할 때 손에는 과일 코너에서 집어 든 파인애플을 거꾸로 들고 있어 사인을 줘야 한다.
스페인 마트 데이트 홍보하는 SNS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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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손에 파인애플을 거꾸로 든 누군가가 마음에 든다면 그 사람의 카트를 부딪쳐 '찜'을 하면 된다.

서로 마음에 든 이들은 서로 좀 더 다양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 카트에 과자류나 초콜릿 등을 담으면 단기적인 관계를, 채소를 담으면 보다 진지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원한다는 뜻이다.

유명 방송인 비비 린이 마트에서 직접 만남을 시도하는 동영상을 틱톡에 올리고, 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자가 사랑을 찾기 위해 마트에 간다고 고백하면서 '대형 마트 즉석 만남'은 더욱 인기를 끌었다.

상점 데이트 열풍은 스페인 백화점 엘코르테 잉글레스까지 확산했다. 이곳에선 오후 2∼3시 사이 향수 코너가 만남의 장소라고 한다.

심리학자이자 결혼 중개업체 라조스의 대표 알리시아 로페즈 로산토스는 프랑스앵포와 인터뷰에서 "오늘날 많은 젊은이가 연애를 시작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증거"라며 "외로움이 21세기의 유행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