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비서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회를 열어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정책 홍보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국회에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야유, 언어폭력이 난무하다"며 "대통령께 개원식을 가라가고 말씀을 못 드린다"고 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탄핵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정 실장이 직접 대야 공세와 국정과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 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1층 대강당에서 30여분 간 전 비서실 직원을 대상으로 아침 조회를 주재했다. 정 실장이 전 직원을 상대로 조회를 연 것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회는 차질 없는 국정과제 추진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대통령실 전 직원 사명과 책임을 되새기고자 마련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정 실장은 이 자리에서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이고 난관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통령실 직원들은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 것이 숙명이자 당위"라며 "다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해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성과는 민간 주도 시장경제, 건전재정,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 굳건한 안보태세, 원전 생태계 복원, 노사법치주의 등을 추진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또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정책과 홍보는 국정운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직원들이 원보이스로 최전선 홍보 전사가 돼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실장은 이날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야유,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국회에 가서 곤욕을 치르고 오시라고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느냐"며 "국회의장단이나 야당 지도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서 아무런 사전 조치도 취하지 않고 대통령 보고 국회 와서 망신 좀 당하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 개원식 가시라고 말씀 못 드린다"며 "국회가 이성을 되찾고 정상화되기 전에는 대통령께 국회 가시라는 말씀드릴 자신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또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대통령실 직원들이 대통령과 함께 개혁을 완수하고 대한민국을 정상국가화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회에는 정 실장을 비롯해 성태윤 정책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도 참석해 직원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 실장은 정부 3년 차를 맞아 주요 국정과제의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 상황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한뜻이 되어 난국을 돌파하자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