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는 바람직하지만, 실수요까지 제약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개인 고객 6명과 은행 영업점 직원 2명, 부동산 시장 전문가 4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원장은 "대출 실수요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출 심사 강화 조치 이전에 대출을 신청했거나 계약을 체결한 경우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며 "전 은행권에서 발생하는 주담대 상환액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대출 규모를 관리하면서도 실수요자에 대한 신규 자금도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이 대출을 축소하면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은행권뿐 아니라 보험·중소금융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해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엇박자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연기 등의 정책이 가계대출 급증으로 이어졌고, 이후 금융권에만 대출 급증의 책임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도 금융권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며 "실수요를 보호하면서 가계대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금융권과 함께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