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커버드콜ETF 구조 대해부
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10% 매도 비율과 10% 프리미엄
시장 성격에 따라 장단점 구분 필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말 11개 ETF로 7764억원이었던 순자산이 2024년 9월까지 13개가 추가 상장되며 약 4조8000억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걱정도 있다. ‘+10% 프리미엄’과 같이 숫자로 적혀진 목표 프리미엄의 제시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엄’은 옵션의 가격을 지칭하는 금융 전문 용어인데 ‘우월하다’ 또는 ‘고급’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으며 숫자로 표시된 목표 프리미엄은 확정적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은 공시강화 조치로 숫자로 표기된 목표 분배율과 ‘프리미엄’이라는 용어를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기재하지 못하도록 했다. 옵션의 만기, 행사가격에 따른 종류 그리고 기초자산 대비 옵션의 매도 비율(또는 커버 비율)에 따른 수익구조를 설명하도록 했다.

옵션은 특정 기초자산을 정해진 미래(만기)에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다. 살 수 있는 권리를 콜옵션(Call Option)이라고 하며 팔 수 있는 권리를 풋옵션(Put Option)이라고 한다. 국내에는 콜옵션을 매도하고 기초자산(현물)을 매수한 커버드콜(Covered Call) 전략의 ETF만 상장돼 있다.

옵션의 만기는 월간(Monthly)과 주간(Weekly)이 있는데 매주 금요일이었던 Weekly 옵션의 만기일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모두 상장되면서 콜옵션을 매일 매도하는 Daily 옵션 매도까지 적용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동일한 기간 만기가 짧은 옵션의 프리미엄(가격) 합산이 만기가 긴 옵션보다 많아서 기초자산 대비 더 적은 비율의 옵션을 매도해도 목표한 분배율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최근 상장된 ETF에 Weekly 또는 Daily 옵션 매도 전략이 자주 적용된다.

행사가격은 옵션 거래자가 미래(만기)에 기초자산을 사거나 팔 때 적용되는 가격이다. 옵션 매도 시점에 기초자산과 동일한 가격의 행사가격을 갖는 옵션을 등가격 또는 ATM(At The Money) 옵션이라고 하며 기초자산보다 높은 행사가격의 옵션을 외가격 또는 OTM(Out of The Money)라고 한다. 커버드콜 전략에서 매도하는 옵션에 ATM을 사용하면 기초자산의 상승은 모두 포기하는 대신 높은 프리미엄을 수취하게 된다. OTM은 기초자산 가격 보다 몇 % 높은 행사가격의 옵션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5% OTM옵션을 매도하면 만기까지 기초자산 가격의 +5% 상승까지 참여한다. OTM은 일부 상승에 참여하는 대신 ATM보다 적은 프리미엄을 얻는다.

옵션의 매도 비율은 커버 비율(Coverage Ratio)이라고도 불리는데 기초자산 대비 콜옵션의 매도 비율을 의미한다. 시장에는 매도 비율이 고정된 ETF와 목표 분배율이 표기된 ETF 두 종류가 있다. 매도 비율이 고정된 ETF는 ‘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H)’와 9월이나 10월 중 상장될 것으로 알려진 ‘RISE 데일리커버드콜’시리즈 3종이 있다. TIGER ETF는 미국 장기국채를 매수하고 Weekly 콜옵션을 기초자산의 30%까지 매도해 프리미엄을 수취한다. RISE ETF 시리즈는 미국 배당과 테크 포트폴리오를 매수하고 관련 옵션을 기초자산의 10% 고정비율로 매일(Daily) 매도하는 전략이다. 매도 비율이 고정된 ETF의 경우 (1-매도 비율)은 기초자산의 상승에 참여하게 된다.

‘+10% 또는 +15% 프리미엄’처럼 목표 분배율이 표기된 ETF는 정해진 프리미엄이 산출될 수 있도록 옵션 매도 비율을 조절하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 ‘+15% 프리미엄’이 옵션을 기초자산의 40%를 매도해야 얻을 수 있다면 ‘+10% 프리미엄’은 30%만 매도하면 산출된다. 여기서 같은 목표 분배율이더라도 OTM 보다 ATM, 월간(Monthly)보다 매일(Daily) 매도하는 옵션 전략을 선택한다면 매도 비율을 줄이고 상승 참여 비율을 높일 수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 강화 조치 후 첫 상장이 예상되는 ‘RISE 데일리커버드콜’시리즈의 예비 투자설명서를 보면 기초자산과 콜옵션의 종류와 매도 방법 그리고 행사가격 등의 정보가 설명돼 있다.

커버드콜 전략은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크지 않고 우상향하는 시장에서 적합하다.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커버드콜 상품의 가격도 하락하지만, 콜옵션 매도로 수취하는 프리미엄만큼 덜 하락하는 구조다. 가장 어려운 구간은 자산 가격이 급등락하는 경우다. 상승 참여는 제한적인데 하락은 프리미엄만큼만 방어하고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버드콜ETF는 다양한 옵션전략으로 단점이 보완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금융감독원의 투자설명서 보완 조치도 상품의 성장통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가 커버드콜 ETF를 매수하기 전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또는 해당 자산운용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목적에 맞는 ETF를 선택하는 것이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과 채권 이외에는 국내에 상장된 유일한 구조화 상품이다. 어렵다고 회피하기보다는 진화하는 상품에 맞춰 적절히 활용한다면 자산관리에 또 하나의 도구를 갖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