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송동 sk에코플랜트 본사. 임대철 기자
서울 수송동 sk에코플랜트 본사. 임대철 기자
SK에코플랜트가 국내 강소기업과 협력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핵심 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4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열린 ‘2024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블룸에너지, 블룸SK퓨얼셀 및 국산화 참여 강소기업과 함께 SOFC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전해질과 파우더의 원재료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분류되는 SOFC는 연료전지 중에서도 수소 외에 천연가스, 암모니아 등으로부터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주목도가 높다.

앞서 4개 사는 2021년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핵심 부품 국산화 및 강소기업 육성에 힘써 왔다. 기술 검토 및 시제품 제작 지원, 제품 검증을 비롯해 국산화 및 국내외 적용 지원도 이뤄졌다.

전해질은 양극재, 음극재와 함께 연료전지 핵심 부품인 셀을 구성하는 소재 중 하나다. 셀에서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이온이 발생한다. 전해질이 이 이온의 이동을 도와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한다. SOFC 전력 생산 효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파우더는 전해질로 제조하기 전 중간 형태의 분말이다.

광물 기반 신소재 개발 관련 강소기업인 KV머티리얼즈는 전해질 원재료와 파우더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전해질 원재료는 전해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기본 원료다. 이를 기반으로 전해질 제조 전 중간 형태의 분말인 파우더를 만든다. KV머티리얼즈는 블룸에너지와 협력해 파우더 수출에도 성공했다.

전해질 완성품 및 기판(지지체) 국산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재 부품 전문기업 아모센스는 KV머티리얼즈가 개발한 원재료 및 파우더를 이용한 전해질 기판 제작 및 평가에 돌입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국산화 완료가 예상된다.

고효율 공기공급장치 전문기업 티앤이코리아는 SOFC시스템 내부의 온도를 조절해 과열이나 손상을 막는 산소공급 송풍장치 국산화를 완료했다. 수출 계약도 진행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블룸에너지와 SOFC 부품 국산화 및 부품 제조사 발굴, 육성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SOFC 전체 모듈의 부품을 블룸SK퓨얼셀 구미 공장에서 직접 조달하고 조립해 최종 완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내년까지 핵심 설비 및 원자재 가공 등 총 39개 주요 품목에 대한 국산화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사티시 치투리 블룸에너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과 협력으로 값진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며 “한국의 많은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입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SK에코플랜트 솔루션 BU 대표는 “SOFC 부품 국산화를 통해 국내 협력사의 기술 향상은 물론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연료전지 생태계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부품 제조사의 글로벌 공급망 진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