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쉰들러 금융안정위원회(FSB) 사무총장이 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융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존 쉰들러 금융안정위원회(FSB) 사무총장이 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융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존 쉰들러 금융안정위원회(FSB) 사무총장(사진)이 "한국은행이 금융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를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는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존 사무총장은 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세계 경제와 금융안정 콘퍼런스' 기자 간담회에서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고물가가 점차 누그러지면서 기준금리(연 3.5%)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한은은 지난달까지 역대 최장 1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자칫 부동산과 금융 시장의 불안을 부추길 위험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존 사무총장은 "가계부채에 대해 상환이 이뤄지고 있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금융과 경제 사이클 변동으로 상환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 세계 대부분 국가의 공통적인 상황"이라면서 "중요한 점은 가계부채의 채권자가 누구인지 잘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은행 대출이 많다면 은행들이 미상환 위기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자본 확충을 충분히 해두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존 사무총장은 세계 정치와 경제의 분절화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FSB의 강점은 중앙은행, 규제당국, 재무부, 국제기구 등 다양한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 사이에 효율적으로 합의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면서 "하지만 분절화가 심화하면 다양한 기구 간의 합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회원국에서 합의가 이뤄진 사안도 세계 국가에서 이행돼야 하는데 그 또한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