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혼란 지속…"HBM4 경쟁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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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더해 AI 거품론까지 재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 반도체 시장 방향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반도체 시장 괜찮은 건가요? AI 반도체 성장성 지속에 불신이 퍼지는 분위기입니다.
<기자> 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핵심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건 미국 빅테크들의 AI 투자 증가폭입니다. AI 서비스를 위한 서버 증설 수혜를 엔비디아가 보고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편승한 구조이니까요.
빅테크들의 AI 투자 축소 신호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오히려 이제 본격 시작됐다고 보고 투자를 늘리는 추세인 건 맞습니다. 다만, 월가를 중심으로 투자비용 회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반도체 업황 피크(고점)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말 '반도체 업황의 피크를 준비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며 투자자들이 곧 AI 호황보다는 피크아웃에 대해 더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고점을 찍은 후 실적 증가율이 떨어질 거라고 본 겁니다. 빅테크들의 서버 투자 증가율도 마찬가지로 3분기를 고점으로 내려올 거라는 예상입니다.
<앵커> AI 반도체 시장을 바라보는 불안한 심리를 대변한 내용인 거 같은데요. AI 거품론에 대해선 아직 이견이 있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상반기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금액은 지난해 보다 50% 가량 증가한 1,060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앞으로 5년내 1조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합니다. 여기에 텐센트와 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들까지 AI 흐름에 합류하면서 서버 증설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AI 서버 증설이 계속되는 한 엔비디아 GPU 수요와 함께 우리 기업들의 HBM 공급도 지속되는 것이니까요.
실제 지금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세미콘타이완 행사에 참가한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어제 발표에서 "AI 시장은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 시장도 2025년까지 연평균 109%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하며 AI 반도체 업황 성장성 지속을 확신했습니다.
같은 행사에서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과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도 오늘 기조연설을 진행하는데요. 내년 HBM4 출시 앞두고 기술 경쟁력에서 각자가 우위가 있다고 강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8단 공급 소식도 전해졌잖아요.
<기자> 네. 삼성전자는 여전히 "확인 불가"라는 입장입니다만, 시장에선 시제품 공급은 이미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고 공급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4분기에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제품 공급이 시작될 때 삼성전자도 12단 제품을 같이 공급을 할 수 있느냐를 지켜봐야 합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내년 HBM4에서 승부를 봐야하기 때문에 해당 기술력 우위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4 이후인 7세대 HBM4E 기술에 적용한 패키징 로드맵도 일부 공개하면서 주도권을 이어나간다는 입장입니다.
반도체 업황 전체로 봤을 때 문제는 일반 레거시 제품 수요입니다. HBM 수요는 일단 엔비디아 블랙웰 상용화에 맞춰 내년까진 지속될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은 없습니다. 반대로 일반 모바일이나 PC향 D램 수요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실제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 평균판매가격이 전달 대비 2.38% 내리면서 올해 처음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중국 스마트폰 재고가 쌓이고 있고, 소비자들의 PC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반도체 업황 반등은 기업들이 HBM 생산량 확대에 집중하고 이에 일반 메모리 공급량이 줄어 가격 상승 덕을 본 측면이 있습니다. 전체 반도체 수요 상승에 따른 반등은 아니기 때문에 AI 반도체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