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싱크홀 구간, 안전평가선 '양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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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까지 데이터로 산출
침하발생 정보 실시간 반영 못해
탐사 인력·장비도 점검에 한계
"사실상 안전지대 없다" 우려 커져
침하발생 정보 실시간 반영 못해
탐사 인력·장비도 점검에 한계
"사실상 안전지대 없다" 우려 커져
지난달 서울 연희동 일대에서 땅 꺼짐(싱크홀) 사고가 난 도로 구간은 서울시의 5단계 위험도 분류 체계 중 ‘양호’ 수준인 B등급으로 관리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침하 발생 가능성이 있는 D(미흡)~E(불량) 등급 구간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보·차도의 약 26%다. 위험도가 낮은 구간에서마저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사실상 안전지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욱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이 4일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작년 5월 ‘지반침하 위험지도’를 작성했다. 침하 및 공동 이력, 침수구간, 지하철역 주변, 노후 관로 주변, 공동 발생률 등을 참고해 구간별로 위험등급을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불량)로 나눴다. 자치구별로 지반 침하 가능성이 높은 D~E등급 구간은 강남구와 중구가 11곳으로 가장 많고, 종로구가 8곳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등급을 산출하는 모델이 공동 발생률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 관계자는 “작년 5월까지 취합한 데이터로 등급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연희동 도로가 D(미흡) 또는 E(불량) 등급이었다면 매년 해빙기와 우기 전후로 시행하는 반복 조사를 통해 위험도를 사전에 감지했을 수도 있다. 현 공동 조사 방식과 시 관리 체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 공동탐사반 전문인력은 5명에 불과하다. 일부 구간에선 용역회사 직원을 고용한다. 차량 GPR(지표투과레이더) 장비 2대로 특별점검을 하는데 지하 2~3m 아래로는 탐사하지 못한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시는 이날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지반침하 사전 예방을 위한 개선안’을 마련했다. 공사장 주변 GPR 탐사 횟수를 연 1~2회에서 매달 1회로 늘리고, 지반침하 안전 지도를 작성하는 게 골자다. 이 의원은 "서울시 지반침하 위험구역은 공동조사를 통해 5단계로 평가하는데, 이번 서대문구 싱크홀 구간은 B등급이었다"며 “인력과 장비를 더 확충해 A~C 구간도 집중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무분별하게 늘어난 지하 매설물의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곤 전 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하철, 전력구, 통신구 등 각종 매설물이 최대 지하 50m 아래까지 조성되는 걸 감안하면 기계로 찾아내지 못하는 공동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이상욱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이 4일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작년 5월 ‘지반침하 위험지도’를 작성했다. 침하 및 공동 이력, 침수구간, 지하철역 주변, 노후 관로 주변, 공동 발생률 등을 참고해 구간별로 위험등급을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불량)로 나눴다. 자치구별로 지반 침하 가능성이 높은 D~E등급 구간은 강남구와 중구가 11곳으로 가장 많고, 종로구가 8곳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등급을 산출하는 모델이 공동 발생률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 관계자는 “작년 5월까지 취합한 데이터로 등급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연희동 도로가 D(미흡) 또는 E(불량) 등급이었다면 매년 해빙기와 우기 전후로 시행하는 반복 조사를 통해 위험도를 사전에 감지했을 수도 있다. 현 공동 조사 방식과 시 관리 체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 공동탐사반 전문인력은 5명에 불과하다. 일부 구간에선 용역회사 직원을 고용한다. 차량 GPR(지표투과레이더) 장비 2대로 특별점검을 하는데 지하 2~3m 아래로는 탐사하지 못한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시는 이날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지반침하 사전 예방을 위한 개선안’을 마련했다. 공사장 주변 GPR 탐사 횟수를 연 1~2회에서 매달 1회로 늘리고, 지반침하 안전 지도를 작성하는 게 골자다. 이 의원은 "서울시 지반침하 위험구역은 공동조사를 통해 5단계로 평가하는데, 이번 서대문구 싱크홀 구간은 B등급이었다"며 “인력과 장비를 더 확충해 A~C 구간도 집중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무분별하게 늘어난 지하 매설물의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곤 전 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하철, 전력구, 통신구 등 각종 매설물이 최대 지하 50m 아래까지 조성되는 걸 감안하면 기계로 찾아내지 못하는 공동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