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파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찰리 챈 모건스탠리 연구원)

“AI가 반도체를 1조달러 산업으로 이끌 것이다.”(아지트 마노차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대표)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세계적인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AI산업 낙관론이 쏟아졌다. ‘AI 거품’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대형 테크기업의 AI 투자는 늘어나고 있는 만큼 반도체산업도 함께 성장할 것이란 얘기다.

세미콘 타이완 주최사인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아지트 마노차 대표는 이날 개막식에서 “앞으로 10년은 AI 시대가 될 것”이라며 “AI 덕분에 1조달러 규모로 커질 반도체산업은 다른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지난 3일 열린 마켓트렌드 포럼에서도 AI와 반도체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이어졌다. 찰리 챈 모건스탠리 반도체 연구원은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연평균 47% 성장해 29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챈 연구원은 성장성이 큰 AI 반도체 분야로 △추론용 AI 칩 △온디바이스 AI 칩 △맞춤형 AI 칩을 꼽았다. 추론용 AI 칩 시장은 연평균 91%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럼에 참석한 랜드 에이브럼스 UBS 매니징디렉터는 “AI 스마트폰과 AI PC 시장이 커지는 점도 ‘AI 붐’을 지속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AI 시장이 커지면 필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확대된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대표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 알리바바 등 미국과 중국 빅테크 13곳이 계획 중인 AI 데이터센터 투자액은 올해 2262억달러로 전년(1692억달러) 대비 33.7% 증가할 전망이다.

이강욱 SK하이닉스 패키징개발담당 부사장은 이날 “생성형 AI 시장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27% 성장할 것”이라며 “그 덕분에 HBM 시장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09%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베이=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