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상폐 위기' 관리종목 100개 넘어…한 방 노려 투자했다가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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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 사이 관리종목 101개사

대부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한계 상황 내몰려 지정되기도

관리종목 해제 기대감에
한 방 노렸다간 손실 떠안기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KC그린홀딩스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 불확실성 등으로 반기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과 함께 지난 8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7월 말 1600원을 웃돌던 주가는 이달 4일까지 800원대로 떨어져 2분의 1토막 났다. 같은 달 삼부토건도 회계감사인으로부터 검토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관리종목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가는 1500원대에서 500원대로 주저앉았다.

주식시장에서 관리종목이 100개사를 넘어서면서 이들의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주목된다. 주로 영업손실·자본잠식 같은 재무 부실과 감사 의견 거절 등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한계기업의 관리종목 지정은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곳은 총 101개사다. 이 중 84개사가 상장폐지 사유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매매거래가 정지돼 있다. 17개사는 자기자본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손실(법차손)이 3년간 2회 지속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관리종목 자칫 상장폐지까지…유형 살펴보니

관리종목은 상장폐지 직전에 놓인 종목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등을 거쳐 상폐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테크놀로지의 경우처럼 오랜 기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사유가 추가되는 곳들을 들여다보면 재무구조가 부실하거나 실적이 하락한 곳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 횡령이나 배임 등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그룹(옛 이화그룹)의 상장사인 이화전기·이트론·이아이디 3개사는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주권 매매거래도 1년 넘게 멈춰있다.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일부 기업들이 한계 상황으로 내몰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한다. 삼부토건은 회계감사인으로부터 반기 검토 의견 거절을 받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자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삼부토건의 지난 상반기 연결 기준 상반기 영업손실은 409억원, 당기순손실이 516억원에 달하고 6월 말 기준 결손금이 2567억원이다. 삼부토건은 1년 내 만기 도래 단기차입금도 1712억원에 달한다.

관리종목 재지정되기도…투자 주의

일부 투자자들은 관리종목 명단에서 투자처를 찾는다. 관리종목 해제된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리종목이 해제된 기업에 투자할 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관리종목에서는 탈피했지만 본질적 기업 가치가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노블엠앤비는 2022년 관리종목에서 벗어났지만 다음 해 다시 자기자본의 50%가 넘는 세전 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 재지정과 함께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상장사는 관리종목에 해제됐다가 재지정되거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관리종목에서 벗어났다고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