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대란 그 유명한 맛집도 주말에 '텅텅'…초유의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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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베이글도, 파이브가이즈도 오픈런 사라졌다
외식 경기 침체 '뚜렷'
폐업 점포도 코로나 때보다 많아
외식물가 오르면서 소비자 지갑 닫혀
외식 경기 침체 '뚜렷'
폐업 점포도 코로나 때보다 많아
외식물가 오르면서 소비자 지갑 닫혀
4일 오후 서울 강남 파이브가이즈 매장은 한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전에 대기 예약을 걸어도 점심 시간에 입장하기도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의 매일 많은 인파가 몰렸었던 매장이다. 몇 달 사이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인근 매장 상인들에 따르면 주말에도 대기 없이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수요가 줄었다.
서울 시내에서 웨이팅이 가장 많기로 유명하던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들의 대기가 줄어든 지도 꽤 됐다. 일부 매장은 평일 오후 시간대엔 대기 없이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성수동 유명 맛집 코끼리베이글 매장도 주말 대기조차 사라질 정도로 고객이 줄었다. 성수동 지하철 뚝섬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김모 씨는 “줄을 서도 못 먹는다고 했던 성수동 일대 맛집들 웨이팅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심지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점심 시간대에도 대부분 식당들에 워크인이 가능할 정도로 외식 수요가 줄어든 게 체감이 된다”고 전했다.
외식 경기가 꺾였다. 한때 손님이 끊기지 않아 오전 일찍 오픈런을 해야 맛볼 수 있다던 유명 맛집들 마저 홀이 텅 빈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수요가 줄었다는 게 외식업계의 이야기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외식 수요부터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올해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75.60으로 1분기(79.28) 대비 3.68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2022년 3분기 89.84를 기록했다가 점차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70포인트대에 머물러 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 대비 많은 것을 의미한다.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보고서는 "외식업 경기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의 침체 국면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주말에는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 입장을 하기 어려울 정도라던 관광지 유명 식당들도 장사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주말엔 두시간 이상 대기해야 입장할 수 있다던 강원도 양양의 한 국밥집은 이제 10분도 채 기다리지 않아도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 경기 수원의 유명 갈비식당이나 남양주 맛집 리스트에 항상 이름을 올리던 국수집도 주말 식사시간이 돼야 겨우 홀이 찬다.
이들 식당을 종종 들르던 고객 이모 씨(42)는 “수년 간 몇시간씩 줄을 서가며 식사하던 식당들이 주말에도 텅텅 빈 것을 보고 경기가 나빠지긴 했구나 체감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식당 폐업도 늘고 있다.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를 분석해보면 올해 2분기 외식업종 폐업 점포는 6290곳으로 1분기(5922곳)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코로나19 유행 정점이던 시기인 2020년 1분기에 폐업한 외식업종 6258곳을 뛰어넘는 수치다. 소비자들은 고물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한끼 외식도 부담이 될 정도로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뛰었다는 것이다. 일부 인기 냉면집의 경우 가격이 1만7000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삼계탕도 어지간히 이름난 식당에선 2만원에 육박하는 값을 받고 있다. 김밥과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 백반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주요 외식 메뉴 가격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 폭(2.0%)을 상회했다.
외식업체들이 원재료 가격과 공과금, 월세 등 부대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감안해도 외식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물가가 상승했다는 반응이다. 중견기업 회사원 박모 씨(31)는 “4~5명이서 삼겹살에 소주와 맥주를 조금만 마셔도 2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 나온다”며 “주변에서도 배달이나 외식 등 전반적으로 밖에서 먹는 식사를 줄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서울 시내에서 웨이팅이 가장 많기로 유명하던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들의 대기가 줄어든 지도 꽤 됐다. 일부 매장은 평일 오후 시간대엔 대기 없이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성수동 유명 맛집 코끼리베이글 매장도 주말 대기조차 사라질 정도로 고객이 줄었다. 성수동 지하철 뚝섬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김모 씨는 “줄을 서도 못 먹는다고 했던 성수동 일대 맛집들 웨이팅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심지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점심 시간대에도 대부분 식당들에 워크인이 가능할 정도로 외식 수요가 줄어든 게 체감이 된다”고 전했다.
외식 경기가 꺾였다. 한때 손님이 끊기지 않아 오전 일찍 오픈런을 해야 맛볼 수 있다던 유명 맛집들 마저 홀이 텅 빈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수요가 줄었다는 게 외식업계의 이야기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외식 수요부터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올해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75.60으로 1분기(79.28) 대비 3.68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2022년 3분기 89.84를 기록했다가 점차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70포인트대에 머물러 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 대비 많은 것을 의미한다.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보고서는 "외식업 경기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의 침체 국면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주말에는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 입장을 하기 어려울 정도라던 관광지 유명 식당들도 장사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주말엔 두시간 이상 대기해야 입장할 수 있다던 강원도 양양의 한 국밥집은 이제 10분도 채 기다리지 않아도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 경기 수원의 유명 갈비식당이나 남양주 맛집 리스트에 항상 이름을 올리던 국수집도 주말 식사시간이 돼야 겨우 홀이 찬다.
이들 식당을 종종 들르던 고객 이모 씨(42)는 “수년 간 몇시간씩 줄을 서가며 식사하던 식당들이 주말에도 텅텅 빈 것을 보고 경기가 나빠지긴 했구나 체감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식당 폐업도 늘고 있다.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를 분석해보면 올해 2분기 외식업종 폐업 점포는 6290곳으로 1분기(5922곳)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코로나19 유행 정점이던 시기인 2020년 1분기에 폐업한 외식업종 6258곳을 뛰어넘는 수치다. 소비자들은 고물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한끼 외식도 부담이 될 정도로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뛰었다는 것이다. 일부 인기 냉면집의 경우 가격이 1만7000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삼계탕도 어지간히 이름난 식당에선 2만원에 육박하는 값을 받고 있다. 김밥과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 백반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주요 외식 메뉴 가격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 폭(2.0%)을 상회했다.
외식업체들이 원재료 가격과 공과금, 월세 등 부대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감안해도 외식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물가가 상승했다는 반응이다. 중견기업 회사원 박모 씨(31)는 “4~5명이서 삼겹살에 소주와 맥주를 조금만 마셔도 2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 나온다”며 “주변에서도 배달이나 외식 등 전반적으로 밖에서 먹는 식사를 줄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