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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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전 최고과학자였던 일리야 수츠케버가 공동 창립한 세이트 슈퍼인텔리전스(SSI)가 안전한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현금 10억달러(1조3,420억원) 를 펀딩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직원이 10명인 SSI는 이 자금을 사용해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고 최고의 연구원과 엔지니어로 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평가액을 공개하기를 거부했지만 이 문제에 가까운 소식통은 회사가 50억 달러(6.7조원)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한동안 수익을 못낼 직원 10명의 이 회사가 50억달러로 평가됐다는 것은 여전히 기초적인 AI연구에 집중하는 탁월한 인재에 대한 투자 수요를 보여준다.

투자자에는 최고 벤처 캐피털 회사인 안드레센 호로위츠, 세콰이어 캐피털, DST글로벌 및 SV엔젤 등이 포함됐다. 냇 프리드먼과 SSI의 최고 경영자인 대니얼 그로스가 운영하는 투자 파트너십인 NFDG도 참여했다.

그로스는 인터뷰에서 "안전한 초지능에 대한 우리의 사명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지지하는 투자자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몇 년 간 연구개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AI의 안전성은 AI가 해를 끼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을 의미하며, 악성 AI가 인류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거나 인류를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AI회사에 안전 규정을 부과하려는 캘리포니아 법안은 업계를 분열시키고 있다. 오픈AI와 구글은 반대하고 있으나 앤스로픽과 일론 머스크의 xAI같은 회사는 찬성하고 있다.

37세의 수츠케버는 AI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기술자로 꼽힌다. 오픈AI를 그만두고 애플에서 AI 프로젝트를 이끈 대니얼 그로스 및 오픈AI의 전 연구원 다니엘 레비 등과 함께 6월에 SSI를 공동 창립했다.

지난해 오픈AI의 비영리 모회사 이사회에 참여했던 수츠케버는 이사회 멤버들과 함께 ‘의사소통 단절’을 이유로 최고경영자(CEO)였던 샘 올트먼을 축출하기로 투표하기도 했다. 며칠 만에 그는 자신의 결정을 뒤집고 오픈AI의 거의 모든 직원과 함께 올트먼의 복귀와 이사회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후 오픈AI에서 역할이 약화되고 AI개발의 안정성이 무시되는 분위기속에 5월에 회사를 떠났다.

수츠케버가 떠난 후, 오픈AI는 AI가 인간 지능을 넘어설 날을 대비해 AI가 인간의 가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맡았던 ‘슈퍼얼라인먼트’ 팀을 해체했다.

SSI는 일반적인 이익 추구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회사가 ‘좋은 품성’을 가지고 있는 후보자를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컴퓨팅 파워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클라우드 공급업체 및 반도체 회사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어떤 회사와 협력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수츠케버는 AI 모델이 방대한 양의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면 성능이 향상될 것이라는 가설인 스케일링의 초기 지지자였다. 이 아이디어와 실행은 칩, 데이터 센터 및 에너지에 대한 AI 투자의 물결을 일으켜 챗GPT와 같은 생성적 AI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수츠케버는 "이번에는 전직 고용주와는 다른 방식으로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