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약 먹이고 성폭행 해달라" 피해 여성, 공개 재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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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측 변호인들이 비공개 요구
원고 측 "법정에서 존엄성 운운, 말 안돼"
원고 측 "법정에서 존엄성 운운, 말 안돼"
남편에게 10년간 농락당하며 수십 명의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프랑스 여성이 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피해 여성 지젤 펠리코(72) 측은 지난 2일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피고인들에 대한 첫 심리에서 공개 재판을 열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그의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72)는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지젤의 술잔에 몰래 진정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만든 후,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남성들을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도록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도미니크의 제안에 응해 지젤을 성폭행한 총 51명의 남성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대중의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며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했을 때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 역시 "의뢰인의 사생활과 존엄성 보호를 위해 비공개 재판으로 해야 한다"고 검찰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나 재판을 방청하던 지젤은 "참을 수 없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지젤 측 변호사 역시 "그런 생각은 재판 전에 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성범죄를 저지름으로써 지젤의 존엄성을 짓밟은 자들이 법정에서 자신들의 존엄성을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내 의뢰인은 재판이 공개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가 겪은 일의 실체가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길 원한다.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된다면 그는 자신을 성폭행한 50여명의 남성과 오롯이 법정에 남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따.
또 다른 변호인 역시 "지젤은 가능한 한 이 일을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그는 수많은 범죄 피해자에게 '우리가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길 원한다"며 "공개 재판은 그가 보내는 메시지인 셈이다. 부끄러움은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들의 몫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재판장은 지젤과 변호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건을 공개 재판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젤은 휴정 시간에도 일반인이 출입하는 정문으로 드나들며 피해자를 위해 마련된 별도의 출입문을 이용하지 않았다. 그는 변호사에게 "사람들이 내가 숨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피해 여성 지젤 펠리코(72) 측은 지난 2일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피고인들에 대한 첫 심리에서 공개 재판을 열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그의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72)는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지젤의 술잔에 몰래 진정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만든 후,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남성들을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도록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도미니크의 제안에 응해 지젤을 성폭행한 총 51명의 남성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대중의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며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했을 때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 역시 "의뢰인의 사생활과 존엄성 보호를 위해 비공개 재판으로 해야 한다"고 검찰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나 재판을 방청하던 지젤은 "참을 수 없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지젤 측 변호사 역시 "그런 생각은 재판 전에 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성범죄를 저지름으로써 지젤의 존엄성을 짓밟은 자들이 법정에서 자신들의 존엄성을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내 의뢰인은 재판이 공개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가 겪은 일의 실체가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길 원한다.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된다면 그는 자신을 성폭행한 50여명의 남성과 오롯이 법정에 남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따.
또 다른 변호인 역시 "지젤은 가능한 한 이 일을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그는 수많은 범죄 피해자에게 '우리가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길 원한다"며 "공개 재판은 그가 보내는 메시지인 셈이다. 부끄러움은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들의 몫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재판장은 지젤과 변호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건을 공개 재판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젤은 휴정 시간에도 일반인이 출입하는 정문으로 드나들며 피해자를 위해 마련된 별도의 출입문을 이용하지 않았다. 그는 변호사에게 "사람들이 내가 숨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