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이 해외로 떠난 자국 기업의 공장을 본국으로 되돌리는 ‘리쇼어링’에 힘을 주는 배경에는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이 있다.

의류 제조업이 대표적 예다. 미국인이 입는 옷과 신발의 97%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들어온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나타났다. 본토에 의류 공장이 없다 보니 장갑과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진 것. 군복, 텐트, 낙하산 등 군용물품마저 해외에 맡겨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이 해외로 떠난 의류 공장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꺼낸 카드가 바로 로봇이다. 로봇 가격이 뚝 떨어진 데다 사람들이 꺼리는 단순 반복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만큼 해볼 만하다고 본 것이다. 미국 민간연구소 ARM인스티튜트는 최근 자국 로봇기업들과 ‘티셔츠 제조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ARM인스티튜트는 “의류 공장을 불러들이면 소비재 공급망이 강화될 뿐 아니라 고용 증대 효과도 가져온다”며 “로봇이 단순 반복 업무를 오차 없이 하는 동안 사람은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