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글 연구원 출신 등이 설립한 일본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사카나AI가 엔비디아에서도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사카나AI는 대주주가 된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해 생성형 AI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日'AI유니콘' 대주주 된 엔비디아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사카나AI는 사업 개발에 쓸 총 200억엔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앞서 미국 벤처캐피털(VC) NEA, 코슬라벤처스, 럭스캐피털 등이 출자를 결정한 데 이어 엔비디아까지 합류했다. 엔비디아의 투자액은 수십억엔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I 개발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세계 점유율이 약 80%에 달한다. GPU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치솟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엔비디아가 이번 출자로 사카나AI 대주주가 되면서 일본의 생성 AI 개발이 탄력을 받았다”며 “일본 내 전문 인재 육성에도 힘을 합친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사카나AI는 구글의 핵심 AI 연구원 출신인 라이언 존스가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다. 올해 1월에는 NTT, 소니그룹 등 일본 기업에서 약 45억엔을 조달했다. 스타트업 분석 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2분기 유망 AI 스타트업 여섯 곳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반열에 새로 올랐다. 5개는 미국 기업이고 나머지 한 곳이 사카나AI다. 추가 자금 조달에 따라 사카나AI 기업가치는 11억달러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사카나AI의 강점은 소규모 생성 AI 모델을 조합해 고성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대량의 학습 데이터와 거대한 컴퓨터를 사용해 대규모 AI를 만드는 방식보다 비용과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사카나AI가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