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5일 연 공급망안정화기금 출범식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 번째부터), 윤희성 수은 행장,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제공
한국수출입은행이 5일 연 공급망안정화기금 출범식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 번째부터), 윤희성 수은 행장,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제공
핵심 자원과 소재를 선점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격해지는 가운데 한국의 경제 안보를 뒷받침할 공급망안정화기금이 5일 공식 출범했다.

기금 운용기구인 한국수출입은행은 5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공급망기금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안정화지원기본법’에 따라 설치됐다. 국내 기업의 공급망 안정화 사업을 유리한 금융 조건으로 지원하는 게 기금의 목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출범식에서 “탈(脫)세계화 시대에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가장 회복력 강한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금 출범으로 회복력 강하고 내구성 좋은 ‘공급망 백년대계’가 시작된 것”이라며 “기금은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 힘든 영역에 투입돼 경제 안보 품목의 국내 생산, 수입 다변화, 기술 자립화 등에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공급망을 강화하려면 여러 기업과 기관이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종합적이고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성 수은 행장은 “공급사슬의 단계별 금융 수요에 맞춘 맞춤형 대출 상품으로 기업들의 공급망 위기 극복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공급망기금의 활용처는 첨단전략산업, 자원 안보, 경제·산업 필수재, 물류 등 4대 부문이다. 각 부문은 다시 반도체·2차전지·제약·바이오·디스플레이(첨단전략), 에너지·핵심 광물(자원 안보), 식량·기계장비·산업 원료(필수재), 운송·비축·항만(물류)의 12개 분야로 나뉜다.

수은은 정부가 보증하는 기금 채권을 발행해 하반기 5조원, 내년부터는 연간 최대 10조원의 재원을 확보한다. 정부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 그만큼 기업에 싸게 빌려줄 수 있다.

수은은 공급망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핵심 물자 확보·도입·공급, 국내외 시설 투자 및 운영, 기술 도입·상용화 등 사업 유형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지원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