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국방당국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핵실험 등 중대한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에 기반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5차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고위급 회의를 열었다. 2016년 처음 출범해 2022년부터 연례화한 EDSCG는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미국 측에서는 보니 젱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과 카라 애버크롬비 국방부 정책부차관대행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는 북한의 무기 제공 대가로 러시아가 첨단 기술 및 부품을 북한에 지원할 가능성과 대선을 전후해 중대 도발을 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오늘 최초로 위기 상황 시나리오에 기반한 토의를 했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북한이 미 대선 전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 4일 밤부터 5일 밤까지 세 번에 걸쳐 대남 오물풍선을 날려 보냈다. 올 들어 12번째로, 25일 만의 오물풍선 도발이다. 지난 5월 28일 첫 살포 이후 이날까지 북한이 날린 오물풍선은 4000개가 넘는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