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를 위해 5일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경제계의 우려가 쏟아졌다. 기업과 관련 업계 인사들은 ESG 공시를 의무화할 경우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ESG 공시 의무화는 법정공시 등 기업의 법적 책임을 확대해 규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ESG 공시 의무화 전에 국회가 국내 기업 경쟁력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부담 완화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들은 협력업체를 비롯해 제품 생산 과정과 사용·폐기 단계에서 나오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해 발표하는 ‘스코프3’ 공시에 불안감을 나타냈다. 허재용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ESG 공시 항목이 스코프3로 확대된다면 수출에 직간접으로 연결된 대부분 중소기업에까지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부회장도 “ESG 체계가 없는 개발도상국 등 세계 곳곳에 납품업체를 둔 국내 제조사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일괄적으로 공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엔 개인투자자를 위해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 등에 ESG 관련 사항을 의무 기재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허 수석연구원은 “ESG 공시 의무화를 위한 맞춤형 정책적 인프라가 없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이후부터 ESG 공시 의무화 제도를 도입하기로 지난해 10월 결정했다. 이에 맞춰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는 지난 4월 제도 시행을 위한 초안을 내놨고, 지난달 말까지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