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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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에 널리 활용되는 한국산 인듐에 아동 노동으로 만든 원료가 사용됐다고 미국 정부가 주장했다. 미국 노동부는 5일 전 세계에서 아동 노동이나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을 집계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노동부는 이날 '국제 아동 노동 및 강제 노동 보고서'라는 보고서에 82개 국가에서 아동·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204개 품목을 수록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한국이 새로 추가됐다. 노동부는 볼리비아에서 아동 노동을 이용해 인듐의 원료인 아연을 생산하는데, 한국에서 생산하는 인듐이 이런 아연을 사용했다고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볼리비아산 아연을 2010년 아동 노동 생산 제품 목록에 추가했다면서 볼리비아에서는 13세밖에 안 되는 남자아이들이 포토시와 오루로 등 지하 광산에서 일하는 게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중장비가 오가는 좁은 터널에서 먼지와 화학물질에 노출되며 위험에 노출된다고 덧붙였다. 노동부에 따르면 볼리비아산 아연 광석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농도의 인듐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아동 노동으로 채굴한 아연과 책임 있는 방식으로 채굴한 아연이 종종 뒤섞여 수출된다.

한국은 2022년 볼리비아에서 3억8500만달러 상당의 아연 농축물을 수입했는데, 여기에 아동 노동으로 생산한 아연이 포함됐으며 인듐 생산에 사용됐다는 게 노동부의 주장이다. 한국의 인듐 생산량은 세계 2위로 2022년 전 세계 공급량의 22.2%를 차지했다. 인듐은 전도성 유리,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기기, TV, 핸드폰, 태블릿,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이런 제품에도 아동 노동으로 만든 원료가 들어갔을 수 있다고 노동부는 밝혔다.

노동부는 북한의 경우 벽돌, 시멘트, 석탄, 금, 철, 섬유, 목재 생산에 강제 노동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본토의 오징어 가공 시설에서 위구르족 등 박해받는 소수 민족을 강제 노동에 투입하고 있으며 이 시설에는 북한 노동자도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금, 알루미늄, 인공 꽃, 벽돌,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 면 등 약 24개의 품목을 생산하는 데에 강제 노동 및 아동 노동을 이용하고 있다고 노동부는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학대적인 노동 환경에서 일하고 있고, 이 중 1억6000만명의 어린이가 아동 노동을, 약 2800만명은 강제 노동을 하고 있다. 올해 보고서에는 한국 외에도 벨라루스, 네덜란드, 모리셔스가 새로 추가됐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