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부의 올리브 산지/사진=게티이미지
스페인 중부의 올리브 산지/사진=게티이미지
가뭄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로 유럽 전역에서 올리브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스페인에서 '올리브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경찰은 남부 알바이다 델 알하라페 마을 근처에서 올리브를 불법으로 따던 6명을 발견해 훔친 올리브 465㎏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는 초가을부터 녹색 올리브 수확이 시작된다.

스페인 경찰은 2023∼2024년 수확철에 총 48명의 올리브 절도범을 체포했으며 추가로 371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현지 경찰이 회수한 올리브는 213t에 달한다.

최근 몇 년간 가뭄과 여러 기상 악화로 올리브 수확량이 줄면서 유럽 전역에선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했다.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스페인에서만 지난 4년 동안 가격이 3배 가까이 올라 고품질 엑스트라 버진 오일 1L가 5유로 미만에서 현재는 14유로까지 뛰었다.

스페인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85만1000t 이상을 생산했다. 2022년 흉작 당시의 66만4000t보다는 많지만 그 이전 수확량 130만t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에 따라 스페인에선 슈퍼마켓에서는 올리브유 진열대를 자물쇠로 잠그는 일까지 벌어졌다.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절도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올리브 작황 부진은 바다 건너 우리나라 물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지난 5월 가공식품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부담을 못 이기고 올리브유 가격을 일제이 인상한 것을 비롯해 올리브유를 주요 식자재로 쓰는 BBQ도 원가 압박에 시름하고 있다.

송종현 한경닷컴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