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사진=로이터)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사진=로이터)
7월 미국 구인 규모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노동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고 건수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 냉각에빅컷 가능성 높아지나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7월 구인 건수는 767만 건으로 전월 790만 건 대비 23만 건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10만 건)를 크게 밑돌았고, 2021년 1월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중소기업에서 구인 건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해고 건수는 전달보다 20만 건 증가한 176만 건으로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1인당 일자리 수는 1.07개로, 전달(1.16개)보다 감소하며 2021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팬데믹 당시 실업자 대비 일자리 수는 2개를 넘으며 정점을 찍었다.

시장은 이러한 고용 둔화로 인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45%로 반영됐다. 전일 38%에 비해 크게 오른 수치다.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구인 데이터는 노동 시장의 냉각이 끝날 조짐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며 "노동 시장이 더 이상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하는 원천이 아니라는 점을 Fed에 재확인시켜 줬다"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노동 시장이 활력을 잃고 있음을 시사했다"면서도 "구인 감소만으로는 이번 달 Fed의 빅컷을 보장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콘래드 드쿼드로스 브린캐피털 수석 경제 고문도 "이번 보고서가 빅컷 필요성을 시사하지는 않는다"며 "실업률 대비 일자리 수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Fed는 8월 베이지북을 내고 미국 내에서 경제활동이 정체되거나 감소한 지역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은 미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2주일 전에 발표되는 경기동향 보고서다.

Fed는 12개 연방준비은행 담당 지역 중 9개 지역에서 경제활동에 변동이 없거나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중순 나온 직전 보고서 때의 5개 지역보다 4곳이 늘어난 것이다. Fed는 "고용주들이 수요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한 경제 전망으로 인해 고용에 더 신중했다"고 분석했다.

오는 6일 고용 데이터가 관건

시장은 오는 6일 발표되는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7월(11만4000개 증가)에 비해 8월에는 16만 개 일자리가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업률은 4.2%로 소폭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슈르 에스큐브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실업률은 4.2~4.3%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4.5%를 넘으면 사람들이 Fed의 빅컷을 기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