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바이오협회, ASPI
출처:한국바이오협회, ASPI
미국이 첨단 바이오산업에서도 중국에 뒤쳐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은 합성생물학, 바이오제조, 신규항생제·항바이러스제, 유전체시퀀신 등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은 우주,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보틱스, 양자 등 전체 첨단기술 64개 분야 중에서도 89%인 57개에서 세계 선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전까지 64개 분야중 93%인 60개에서 선두를 달린 미국은 최근 5년간은 7개 분야에서만 선두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는 64개 분야 중 45개 기술에서 상위 5위권에 올라 빠르게 글로벌 연구 강국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지난달말 발간한 'ASPI의 20년 핵심 기술 추적:장기 연구 투자에 따른 보상'이라는 보고서 내용을 이같이 소개했다. ASPI는 2001년 호주 정부가 국방 및 방위 분야 전략 연구를 위해 설립한 연구기관이다. 지난 20년간(2003~2023년) 가장 많이 인용된 연구간행물 상위 10%에 초점을 맞춰 국가별 연구역량을 평가했다. 특히 세계 최고 10개 기관의 국가별 점유율, 상위 10% 영향력 있는 논문
의 점유율 등을 통해 국가별 기술독점 리스크를 매겼다.

보고서는 바이오분야의 핵심 기술로 합성생물학, 바이오제조, 신규 항생제·항바이러스제, 유전
공학, 유전체시퀀싱·분석, 핵산 및 방사선의약품, 백신·의료대응기술 등 7개를 선정했다. 7개 기술 중 중국은 4개 분야에서 세계 1위, 미국은 3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은 합성생물학에 있어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10개 모두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에 있어서도 점유율 57.7%를 차지해 13.1%를 차지한 2위 미국에 비해 4.4배나 많았다. 한국은 4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바이오제조에 있어도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9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점유율도 28.5%로 10.3%를 차지한 2위 인도에 비해 2.8배 많았다. 미국은 3위를 차지했다.

또 중국은 신규 항생제 및 항바이러스제에 있어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6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은 29.7%로 11.6%를 차지한 2위 미국에 비해 2.6배 많았다. 이밖에 유전체시퀀싱 및 분석 분야에서도 중국은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9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도 35.6%로 22.2%를 차지한 2위 미국에 비해 1.6배 많았다.

미국이 세계 1위를 수성한 분야로는 먼저 유전공학이 있다.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6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은 37.0%로 29.0%를 차지한 2위 중국에 비해 1.3배 많았다. 미국은 핵산 및 방사선의약품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4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도 27.1%로 21.1%를 차지한 2위 중국에 비해 1.3배 많았다. 백신 및 의료대응기술에 있어서는 미국은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7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이 26.4%로 14.0%를 차지한 2위 중국에 비해 1.9배 많았다.

인도 역시 글로벌 연구 강국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아직 64개 핵심 기술 중 어느 것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지는 않지만, 64개 분야 중 45개에서 상위 5개국에 올랐다. 4개 분야에서만 상위 5개국에 들었던 2003~2007년에 비해 엄청난 성과다. 인도는 바이오분야에서 합성생물학, 바이오제조, 신규 항생제·항바이러스제, 백신·의료대응기술 등 4개 기술이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특히 바이오제조에서는 인도가 미국을 앞섰다.

한편 우리나라는 바이오분야 7개 핵심 기술 중 합성생물학에서만 유일하게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ASPI는 이번 분석보고서에서 "중국의 막대한 투자와 수십년에 걸친 전략 계획이 현재 어떤 결실을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술적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기 또는 임시 투자만으로는 얻을 수 없고 과학적 지식, 인재 및 우수한 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축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