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조선·방산·반도체 업종 상장사들이 잇달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3분기도 이들 업종에서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미국 경기 둔화에 대응하려면 호실적이 나오는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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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방산 3분기도 실적 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최근 3개월 사이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많이 상향된 종목(지난 4일 기준)은 HD현대미포였다. 3개월 전 110억원에서 최근 263억원으로 139.09% 뛰었다.

HD현대미포는 2분기 영업이익 174억원을 기록하면서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54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으나 흑자 전환으로 ‘깜짝실적’을 기록하면서 실적 전망치가 크게 높아졌다.
"미국 경기둔화 대비…실적 질주 반도체·조선·방산에 올라타라"
다른 조선주들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3개월 사이 크게 상향됐다. HD현대중공업은 58.99% 상향된 1989억원, 삼성중공업은 23.22% 오른 1284억원, HD한국조선해양은 32.58% 오른 3792억원으로 예상됐다.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견조한 데다 홍해 사태 장기화로 선사들의 운임 수익이 늘며 발주 부담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조선주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달 초 급락장에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OL 조선TOP3플러스’는 최근 한 달(8월 5일~9월 3일) 5.17%, ‘HANARO Fn조선해운’은 5.13% 올랐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클락슨에 따르면 신조발주량은 지난 6월 101만TEU를 기록했는데 이는 1996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라며 “신조선가가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방산주도 2분기에 이어 3분기 호실적이 나올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최근 3분기 영업이익이 최근 3개월 사이 25.73% 오른 106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27.78% 상승한 3192억원으로 예상됐다. 주가는 지난달 급락장이 진정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한 달 사이 17.67%,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월 5~28일 8.61%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적 분할로 8월 29일부터 9월 26일까지 거래가 정지됐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방산주는 미국 경기와의 상관성이 낮다는 점, 실적 전망이 밝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실적 탄탄한 반도체 장기 관점서 투자”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및 장비 업종도 3분기 전망치가 상향됐다.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최근 3개월 새 23.98% 증가해 7조96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주의 주가가 최근 조정받고 있지만 실적 전망은 상향되고 있다. 같은 기간 한미반도체(19.40%), 주성엔지니어링(27.40%) 등 반도체 장비주도 3분기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반도체주들은 최근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실적 개선세를 고려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지점에서 투자해볼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 주가 수준은 펀더멘털 관점에서 비중을 확대할 시기”라고 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분기 동안 실적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하반기도 이런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업체들의 주가가 견조할 것”이라며 “화장품주는 2분기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